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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피플] 사진을 꿈꾸는 사진가, 패션 포토그래퍼 '강혜원'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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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X 독자 여러분은 '패션사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모델이 멋진 옷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그것이 패션사진일까요?
Oh~No~
멋진 옷, 헤어, 메이크업은 물론, 배경이 되는 소품 하나하나,
그리고 사진을 통해 어떤 이미지를 도출해낼
것인지, 모델과 사진가 사이에서 오가는 감정 등
수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패션사진입니다.
2013년 첫 번째
캐논피플의 주인공은,
패션지의 대명사 <VOGUE>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맘껏 펼치고 있는 사진가
'강혜원'입니다.
그녀에게 듣는 패션사진에 대한 모든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Q. 강혜원 실장님, 안녕하세요! 캐논 블로그 PLEX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진가 강혜원입니다.
저는 지금 상업사진 중 패션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구요.
여러분이
잘 아시는 패션지 보그(VOGUE)의 포토그래퍼입니다.
또한, 3명의 포토그래퍼 그리고 어시스트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스튜디오 아티즌의
실장이기도 합니다.
Q. 캐논과 함께 '프로가 말하는 프로가 되는 법'이라는 강연에서 '스튜디오의 Workflow'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주셨는데, 강연에 참석하지 못한 유저들을 위해 강연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실 그때, 약
200 페이지의 PPT를 준비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99 페이지 정도밖에 못했어요.
앞 부분에서는 제가 어떻게 패션 사진을 찍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
그리고 아티즌 스튜디오의 구성원과 그 구성원들이 하는 역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또한, 하우스 포토그래퍼로서 찍는 사진의
분야(Feature, Still life, Beauty)와
그 분야에 따른 일의 방법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했죠.
결국 제
사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캐논피플을 통해 할 수 있게 되었네요.
Q. 패션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떻게 패션 포토그래퍼가 되신건가요?
처음에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미술과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미술을 하고 싶었는데 집에서 반대해서 미술과 비슷한 것은 무엇일까
찾아보다가 사진을 만났죠.
마침 기계를 만지는 것도 좋아해서 카메라, 사진은 저에게 딱 맞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유학을
가게되었고, 미국 Brooks Institute of Photograph에서 사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패션사진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였는데요~
파인아트(Fine
Art)를 하자니 사진을 찍으면서 특별하게 말하고 싶은 스토리가 없어서,
그냥 무조건 예쁘게 찍는 방법을
공부했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찍었을 때, 더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 방법 같은 것을 연구했죠.
그러다 사진의 문법이라는 교양 수업을 하나 들었는데, 이 수업을 통해
사진에 대한 관점이 완전 달라졌어요.
이 수업은 스티븐 쇼의 'The Nature of Photographs'라는 책을 그대로 옮긴 것
같았어요.
피사체를 무조건 예쁘고 아름답게
찍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죠.
그래서 마음을 바꾸고 사진과로 전과하여 파인아트(Fine Art)를
전공했습니다.
사진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것은 꼭
사회적인 이슈가 아니더라도 조형적으로 완성도가 높거나,
사진이 가진 매체의 특성이나 사진의 역사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이면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상업사진 중 제가 사진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패션'이었죠.
특히, 지나치게
리얼한 Hyperealistic한 사진을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스티븐 마이젤 (Steven Meisel)처럼 사진이 가진 realistic한 특성에
기댄 연출 사진을 해보고 싶었어요.
* 파인아트(Fine
Art)
좁은 의미로 실용성이 아닌 미(美)의 추구 또는 개념 표현을
목적으로 하는 회화, 조각 등의 순수 미술.
Q. 많은 스타 그리고 모델들과 함께 작업을 하셨는데요, 서로가 만족하는
멋진 컷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진가와 모델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작업 시 모델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으신가요?
여럿이 함께 하는 일에는 역시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어려워요.
특히, 패션사진을 하는 사람들에겐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100% 실력 발휘를 하지 않으면 100% 완성도를 가진 작품이 나오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사진가의 조정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죠.
처음에는 Feature 사진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처음 만나는
사람이다 보니 저도 그렇고 상대방도 어색해서 마네킹처럼 찍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모델들은 시간이 지나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니까
나중에는 사진을 통해 그 사람의 무엇을 발견해낼지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고,
오히려 상황에 맞게 자연스레 연출을 할 수 있도록
역할을 주기도 해요. 그러면서 차츰 나아지더라구요.
배우들 같은 경우에는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를 극대화 할 것인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봤던 그 사람의 다른 이미지를 끌어낼 것인지 미리 고민하기도 합니다.
그 사람의 이력, 영화, 드라마, 구글 이미지를
검색하면서 포인트를 뽑아내기도 하죠.
이런 것들이 방법이라면 방법이 될까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모델 또는
촬영 프로젝트는?
가장 기억에 남고 애착이 가는 것은 FASHION INTO ART,
매년 보그 창간호 때 많은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패션과 예술의 만남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그동안 약 50인 이상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그들의 작업실로 직접 찾아가서 촬영하기도 했고 반대로 우리 스튜디오에 설치하기도 했죠.
이용백
작가의 '피에타', '플라스틱 피쉬'와 함께 작업하면서 물 속에 서있는다던가,
옷의 패턴을 물고기의 패턴과 맞추어 입는다던가 하는 그런
재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고,
그들의 작업 방식이 제 방식과는 전혀 다르니까
그것을 보고 학습도 많이 됐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가 좋았던 이유는 카피할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더 신경이 많이 쓰이고 애착이 가는 것
같네요.
Q. 패션 사진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패션에 관심이 많아야 합니다.
옷을 모르고 패션을 모르는데 패션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말도 안돼죠.
예를들면 신발에도 로퍼, 힐, 웨지, 슬링백 등 다양한 용어가 있잖아요.
물론 특별히 용어 공부를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이것들이 자신의 작품에서 어울리는지 어울리지 않는지 구분할 수 있는 눈을 갖는 것이 필요해요.
패션은 절대 단순한
것이 아니거든요.
시대, 사회적 이슈, 경제까지 반영한 복잡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패션에 관심없고, 유행에 관심없는 사람은
패션사진 일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마음이
열려있고, 남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아요.
제 남편이 상명대 사진과 교수인데, 어느날 남편의 학생의
포트폴리오를 하나 보게 됐어요.
근데 정말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사진을 보니 사랑이 느껴지더라구요. 사진에 대한 사랑,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열망 같은 것이요.
사실 사진과 학생 중에서는 사진을 좋아한다기 보다 밥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거든요.
이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아요.
사진을 도구로 생각한다면, 평생의 직업으로 삼을 수가 없어요.
저희 스튜디오에서 채용을 할 때도 사진에
대한 마음과 열정을 봅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진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진은 좋아할만해요. 확실히
좋아할만해요.
Q. 패션사진 촬영에 어떤 캐논 카메라를
사용하시나요?
EOS 5D Mark Ⅲ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캐논의 EOS 제품군은 약 20년간 쓰고 있어서 캐논에
대한 저만의 데이터가 있죠.
설정에 따라 색이 어떻게 변할지 예상도 가능하고 좀 더 세밀하게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캐논의 색감이 좋아요.
장비를 바꾸면 그 색감을 잃을 것 같고,
무엇보다 패션사진에는 색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캐논과 함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미국으로 돌아가서 2~3년 정도 공부를 하고 싶어요.
그곳에서
일도 해보고 싶고, 무엇보다 동영상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상황 연출을 할 때, 동영상이라면 잃어버리지 않을 부분이 많아질 것
같아요.
결정적인 한순간이 중요한 사진가라면 사진에 만족하겠지만, 저는 좀 더 연출하고 싶은 상황이 있거든요.
긴 스토리는 아니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가미된 영상물 '패션 필름' 같은 것을 제작해보고 싶습니다.
여전히 보통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으면 프로페셔널 하지 않다고들
하는데,
저는 어떤 특정한 분야에 국한되는 것은 싫더라구요.
사진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사진가가 되고
싶습니다.
Q. 강혜원 사진가에게 '사진'이란?
저에게 '사진'이란 평생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사진이 단 한번도 쉬운적 없었고, 제 스스로 생각하기엔 사진에 대한 감각을 타고난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제가 사진에 대한 감각이 풍부하고 사진이 어렵지 않았다면,
지금만큼 재미있거나 의욕적이거나
행복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끊임없이 궁금하고 계속해서 알아가는 것이 많아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70살때도 현역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요. 그만큼 오랫동안
사진을 하고 싶습니다.
에필로그
패션사진가로서 성공하셨다는 말에
그렇지 않다, 아직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는
사진가 강혜원.
사진가가 되기까지, 패션사진 촬영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것은,
그녀는 여전히 사진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는
것입니다.
호기심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진을 사랑한다는 뜻이겠죠?
사진을 '평생 풀어야 할 숙제'라고 표현한 것 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사진가 강혜원의 멋진 작품을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