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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피플] <청춘을 찍는 뉴요커>, <Beloved : 늙지도 어리지도 않은 이상한 나이>의 저자! 눈부신 열정을 가진 사진작가 김수린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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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 행복한 그 이름, 청춘!
Q. 김수린 작가님, 안녕하세요! 캐논 블로그 PLEX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어릴 때부터 카메라를 좋아하고 사진을 좋아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아서 집에 안쓰는 천으로 사촌동생들한테 드레스를 만들어서 입혀 패션쇼 놀이를 하곤 했었는데,
카메라가 생긴 이후부터 그 모습들을 카메라로 담기 시작했어요. 너무 재밌더라구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이렇게나 즐거운 놀이구나 깨달은 뒤로는 집에 있는 자동 필름 카메라로 계속해서 사진을 찍었고,
엄마한테 필름을 주면 그 사진들을 인화해서 저에게 보여주시면서 저에게 “우리 수린이는 천재인가보다” 하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사진을 찍으면 항상 칭찬을 받으니까 점점 더 좋아지더라구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포토그래퍼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에서 한 특별한 활동이 있다면?
오히려 친구들 사이에서 얼굴 보기가 힘든 쪽에 속했죠. 학교 생활만 하고싶은 마음도 없었고,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1학년 때는 교수님들한테 혼나기만하고 칭찬도 듣지 못해서 많이 낙담했었는데,
어느 순간 뭔가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 무언가를 뼛속까지 깨닫고 제 사진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학교에서 배우는 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방과후 또는 수업이 없는 날, 진짜 ‘아트’를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어요.
좋아하는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일을 한다거나, 인터뷰를 보면서 그 사람들에게 제 작품을 보여주고 조언을 얻고 그랬어요.
그리고 목요일이나 금요일에는 첼시 갤러리 오프닝에 꼭 갔어요. 옷장에서 제일 예쁜 옷이랑 신발을 꺼내신고......
그럼 스트레스도 풀리고 ‘나도 저렇게 되고싶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엄청난 자극이 되었던 것 같아요.
무엇이든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특별해지는 것 같아요. 정말 특별했고, 잊지 못할 전시였어요.
그때 저는 24살이었고, 23살에 전시를 하자고 연락을 받았는데 추운 겨울에 얼마나 설레는 마음으로 첫 미팅을 했는지 몰라요.
혹시라도 내가 말을 잘 못하면 전시를 할 수 없게 될까봐 전날밤 많이 연습하고 수없이 고민하느라 잠도 잘 못잤어요.
그리고 전시를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도 끊임없이 고민했던 이유는 예술가에게 있어 첫 개인전은 그 사람의 시작이고, 평생 기억되잖아요.
나는 고작 스물 네살인데, 성급하게 결정한 일로 내 앞 날을 망쳐버리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수도없이 했죠.
하지만 어떻게 되든 해보자는 생각이었고, 무엇보다 제 작품이 그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거라는 확신도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제 첫 개인전을 많은 분들이 관람하고 사랑해주셨고, 평가도 제 기대보다 훨씬 좋았어요.
저 역시 그때의 제가 만들어냈던 제 작품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많이 행복했고,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번엔 캐논 플렉스에서도 <Beloved> 전시를 열게 되셨는데, 간단하게 책과 전시 소개 부탁드립니다.
<청춘을 찍는 뉴요커>가 세상에 소개 되었을 때, 저는 스물 한살 이었고, 말 그대로 정말 두려울 것이 없던 당돌한 이십대였죠.
책 속에 그런 그때의 제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어요. 화려하게 비춰진 뉴욕에서의 생활, 앞 뒤 안보고 꿈이 전부라 믿는 삶......
하지만 이번에는 사진작가로서 그리고 평범한 여자로서 살아가면서 느꼈던 것들을 사진과 글에 담았어요.
삶에서 무언가를 얻고, 잃고, 성공하고, 실패를 하면서 느꼈던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지만, 언제나 간직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면서 끊임없이 기록한거죠.
보통 작업하실 때 어떤 분위기로 작업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사진을 찍을 때 말을 잘 안하거든요. 카메라 앞에 서 있는 피사체에게도 별로 이래라 저래라 요구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에요.
Q. 작업을 하실 때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저는 책이나 영화를 통해 영감을 얻어요.
특히 저는 '이언 매큐언'의 작품을 정말 좋아해요.
영화 속죄의 원작을 쓴 분인데요, 뭔가 이언 매큐언의 작품을 보면 상상력이 풍부해진다고나 할까요.
여러모로 작업에 대해 많은 상상을 불어넣어주는 작품들이 많아요.
영화는 화양연화를 만든 왕가위 감독의 작품을 좋아해요.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꼽자면, 마시 태지딘의 '라스트 나잇'
이 영화를 정말 200번도 넘게 봤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찾아서 대사를 다 외울 정도로 너무 좋아하는 영화에요.
저는 화양연화나 라스트 나잇처럼 결말이 살짝 애매한, 그런 영화가 끌리더라구요.
결말을 상상하는 것이 제 사진 작업과 연결된다고나 할까요.
이런 작품들을 통해 영감을 얻곤 한답니다.
Q. 사진 속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보통 어떻게 섭외하시나요?
친구도 있고 사촌 동생도 있고 길가다가 눈에 띄면 같이 사진 한 번 찍어보지 않겠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그래요!
(위 사진 속 모델은 김수린 작가의 사촌동생!)
Q. 핫한 모델 이수혁씨와도 친분이 있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만나 함께 작업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 알게 된 것은 친구의 소개였어요. 제가 이수혁씨를 발굴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사실 그것은 아니구요^^;
수혁씨를 촬영한 사진이 당시 유행했던 싸이월드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덕분에 저나 수혁씨에겐 참 좋은 일이 된 것이죠.
그리고 워낙 마스크도 좋고 풍기는 분위기가 독특하잖아요~ 잘 될 거라는 예상은 했던 것 같아요.
위 사진은 수혁씨가 '이파네마 소년'이라는 영화를 촬영할 당시, 남해에서 머물면서 찍었던 사진이랍니다!
Q. 기회가 된다면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또는 작가님께서 꼭 한 번 찍어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최근에 서울 컬렉션을 보러 가서 눈에 띄는 모델을 발견했어요.
물론 모델분들은 다 잘 생기고 멋지시지만, 유독 그 분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이철우'라는 분인데요~ 마스크가 너무 좋아서 기회가 된다면 사진 한 번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물론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빨라요. 결과물도 즉석에서 바로 볼 수 있구요~
저도 그저 평범한 사람인데 동경한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을 보면 참 감사하고 기뻐요.
미국에 있을 때 팬레터나 선물도 보내주시고 그랬었거든요.
그러면 감사한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들고 나란 사람이 잘 해서 본보기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모든걸 흡수하는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그 누구보다 자기가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직업이거든요.
하고 싶은 일 한 가지를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일 9가지를 해야 한다는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쉽게 뛰어들었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곤 하죠.
무작정 뛰어들기 보다는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얼만큼 잘 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난 뒤에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래야 아무리 포기하고 싶은 상황이 오거나, 상처가 될 수 있는 수많은 상황들이 와도 툭툭 털고 끝까지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진을 직업으로 삼고 사진작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믿을 수 있는 자신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있어야 해요.
그 믿음이 있고, 무슨일이 있어도 끝까지 가보겠다는 결심이 있다면 결과물 역시 사진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고마움을 보여줄거에요.
사실 저는 사진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겠다 이런 욕심은 별로 없어요.
욕심때문에 하기싫은 것들을 억지로 하고싶지 않고, 제 자신이 재미있고 행복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사진을 통해 많은 것들을 하고 싶어요.
제가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는 지금의 제 삶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요.
‘내가 이걸 하면 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까지 해낼 수 있을까? 그럼 어디 한번 해볼까?’ 이런 마음에서 모든 것들이 시작해요.
어려운 사람들도 많이 돕고,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싶구요.
물론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글쓰는 것도 좋아해서 글도 계속 쓸거에요.
제 첫 번째 책이 21살에 나왔고, 두 번째 책이 27살에 나왔으니, 6년 후면 저는 33살이네요.
세 번째 책은 꿈과 목표에 대한 이야기들 말고 사랑을 주제로 사진을 만들고 글을 쓰고 싶어요.
늦어도 34살 전에는 무조건 결혼할거에요. 결혼할 사람도 제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응원해주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여자로서, 딸로서, 사진작가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친구로서, 미래의 남편과 딸에겐 아내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항상 제가 있어서 더 나은 삶이 될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결국 그게 제 삶의 가장 큰 목표이자 포부인 것 같아요.
제가 세상으로부터 상처받고 낙담할 때 터덜터덜 무거운 발걸음으로 늘 같은 곳에서 저를 기다려주는 '사진'이라는 나무에게 다가가요.
제가 가끔 사진을 멀리하고, 내팽겨쳐도, 카메라를 잡는 순간 사진은 저에게 무언가를 선물해주고, 위로해주는 기분이 들어요.
그런 순간들이 수없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사진으로 만족할 수 없는 순간들이 와도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정말 큰 축복인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카메라를 알게 되었고, 가장 좋아하는 놀이를 직업으로 삼고 살아갈 수 있다는건......
Epilogue
하고 싶은 일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고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할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방황에 부딪히기도 하는, 불완전해서 더 매력적인 청춘!
이 청춘을 담아 열정의 메세지를 전하는 사진작가 김수린.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 꿈을 향해 함께 달려 나가는, 그런 좋은 영향을 가진 작가가 되고 싶다는 그녀.
그래서 이 시대 꿈꾸는 청춘들에게 있어 더욱 더 기대되는 작가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청춘들의 진정한 멘토가 될 김수린의 눈부신 열정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