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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피플] 영화에 의해, 영화를 위해 그는 오늘도 달린다! <추격자>, <용의자> 촬영감독 이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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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평균 영화관람횟수가 전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캐논 블로그 PLEX 독자 여러분!
영화 '추격자'로 데뷔한 촬영감독 이성제입니다. 반갑습니다!
어릴 적부터 애니메이션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래서 막연히 애니메이터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가졌고 연관된 것을 찾다가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로드쇼'라는 영화 잡지를 보게 되었는데요.
뭔가 애니메이션보다 영화가 좀 더 현실성이 강하고 큰 세계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영화에 푹 빠져있다가 영화 동아리를 들어가게 되었어요.
저는 사실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동아리에서는 영화를 만들기 보다 감상하고 평가하는 정도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동기들과 함께 영화를 제작하는 동아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때 함께 했던 친구들이 지금까지 영화나 CF 감독으로 현업에 종사하고 있을 만큼
모두 영화 제작에 대해 열정이 뛰어났었죠.
이렇게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하고 촬영하기를 좋아했던 저에게 촬영감독이라는 직업은 숙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하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영화가 문학 작품처럼 느껴져서 일반 대중들과 가깝지 못했죠.
그러다 91~92년대쯤, 한국 영화 시장도 점차 관객들과 소통하고자하는 움직임이 보였어요.
일반 대중들이 좋아하는 영화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죠.
그때가 제가 대학에 입학했을 시기인데, 그 영향으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선 촬영 어시스턴트 일을 시작했답니다.
현장에서 많은 선배들에게 배우면서 열심히 일을 하다가 영화를 좀 더 심층적으로 배우고 싶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학교의 지원이 있어 밖에서보다 적은 비용으로 단편영화를 찍을 수 있었는데요~
총 3편의 단편영화를 찍으면서 '추격자'의 감독인 나홍진 감독님을 만나게 됩니다.
학교에서 우연히 만난 인연인데 운이 좋아 영화 '추격자'로 데뷔까지 하게 되었죠.
배우는 학생의 입장에서 열심히 배우고 찍은 작품인데 많은 사랑을 받아서 더욱 더 행복했어요.
요즘은 영화 관련 다큐나 주말의 영화 관련 프로그램으로 영화 촬영 현장을 쉽게 접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일반 대중분들도 어렴풋이 아실 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말 그대로 촬영감독은 영화를 촬영하는 사람이고 촬영감독 외에 미술감독, 조명감독과의 협업이 잘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몇 개월 동안 학습을 하며 촬영 준비를 하죠.
도서관이나 인터넷에서 회화집을 찾아보기도 하고, 다른 영화를 감상하면서 장면 하나하나 세심하게 보죠.
이런 것들이 촬영 컨셉의 영감을 얻는 데 아주 좋은 방법이거든요.
또, 촬영 장소 탐사에 가서 사진을 많이 찍어오기도 합니다.
이 사진들로 촬영 공간에 대한 논의도 하고 앵글을 판별하기도 하지요.
촬영이 시작되고 난 후 하는 일도 많지만, 이전에 해야 할 일도 참 많답니다!
각자의 작품마다 의미가 있다보니 모든 작품 다 애착이 남아요.
'추격자'는 정말 만들어보고 싶었던 영화 장르였어요.
이 작품으로 데뷔를 했는데, 관객으로서도 가장 보고싶었던 장르의 영화라서 찍으면서도 너무 행복했죠.
그리고 그 다음 작업했던 '시크릿'은 단순하고 짜여진 덫같은 영화였어요.
이 공간 안에서는 이런 색만 쓰겠다, 계획대로 찍은 느낌?
개인적으로 참 만족한 영화였어요.
'황해'는 서사 구조를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길게 찍은 만큼 스텝도 배우도 헌신적이어서 기억에 남네요.
그래도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꼽자면, 역시 데뷔작인 '추격자'!
한국은 컬러 상황이 굉장히 특이해요.
만약 유럽에서 영화를 찍는 다면, 베이지색 톤의 건물, 갈색의 머리색, 하늘색 눈 등...
제법 컬러가 통제되어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근데 한국은 거리만 봐도 파란색, 초록색 버스, 주황색 택시 등 여러가지 색을 발견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다양한 컬러를 한 가지 톤으로 묶어줄 필요가 있는데
캐논이 그 역할을 가장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캐논 '색감'이 좋다는 말이 나오는가 봅니다 ^^
그리고 대규모 액션을 촬영하다보니 카메라를 여러대 사용해야 할 일이 생깁니다.
이렇게 여러대를 사용하면 공간을 차지하는 크기 부담, 운송 부담이 만만치 않거든요.
그런데 캐논 카메라는 우선 작아서 쉽게 운송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쉽게 들고 찍을 수 있고 가벼워서 어디 매달고 찍을 수 있으니 편리하고 좋았어요.
극장의 스크린을 이기기에 충분한 장비를 혼자의 힘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죠.
렌즈는 종류별로 다 써본 것 같아요.
특별히 한 렌즈만을 고집했다기 보다 캐논의 다양한 EF 렌즈를 사용하며 촬영했죠.
사진은 관찰하는 시간 자체가 길고 결과물로 판단되는 느낌이고
영상은 카메라와 피사체가 같이 움직이는 거라 뭔가 퍼즐같은 느낌이 들어요.
한 컷으로 보여주느냐 분절하여 보여주느냐 고민할 때 퍼즐을 푸는 것 같고
또 이 퍼즐을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영화의 색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죠.
또한, 영화는 과정을 통해 설명할 기회가 있지만 사진은 설명의 기회가 적고 함축적으로 표현해야 하잖아요.
상황을 한 컷으로 담아낸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우선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단편영화를 많이 찍어보는 것, 습작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단순히 많은 양의 영화를 찍어본다기 보단,
자기가 생각하는 비쥬얼에 가까운,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에 가까운 작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다른 분야를 경험해보는 것!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여행이죠.
한국에서 영화를 촬영할 감독이라면, 그 누구보다 한국의 특징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을 여행하다보면 한국의 특징을 잘 알 수 있어요.
그리고 한국에서도 특히 서울, 이곳이 갖고있는 특징을 정확히 파악할 줄 알아야 해요.
마지막으로 체력 단력.
잘 아시다시피 영화 촬영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에요.
그래서 촬영이 없을 때 또는 비시즌 때는 운동을 열심히 해서 체력을 단력시켜야 합니다.
우선 요즘은 장진 감독님과 함께 작업한 영화 '하이힐' 후반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때 개봉할 예정이구요, 많은 사랑 부탁 드립니다! ^^
또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하고싶은 작품도 기다리고 있답니다.
저는 작품이 끝나면 늘 아쉬움이 남아있어요.
아무리 열심히 찍었다고해도 '저 장면은 왜 저렇게 촬영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아쉬움을 점점 좁혀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일생에 후회가 남지 않는 작품을 하는 게 꿈이구요.
또, 기회가 된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작업해보고 싶어요.
현재 외국에서 한국 촬영감독들이 좋은 평을 받고 있거든요~
박쥐의 정정훈 촬영감독님, 화이의 김지용 촬영감독님 등
모두 헐리우드에서 작업을 하셨고 그분들의 에너제틱함은 한국 촬영감독의 위상을 높였다 볼 수 있죠.
저도 기회가 된다면 외국 현지 스텝들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습니다.
일이자 제일 재미있는 취미죠.
저는 영화를 찍을 때와 볼 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찍을 때는 직업으로, 볼 때는 순수한 관객으로 본답니다.
그리고 제가 관객일 때의 영화가 재밌어야 일에 있어서의 영화도 재밌다고 생각해요.
영화에 있어 늘 순수하고 열성적인 관객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pilogue
이미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그에게 있어 영화는 계속 풀어나가야 할 숙제
그리고 영원히 함께 할 동반자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에 의해, 영화를 위해
늘 영화와 함께 할 이성제 촬영감독
그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