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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피플] 마음으로 세상을 담는 시각장애인 사진작가 '시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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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인이 사진을 찍는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실 우리는 시각장애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중 하나가 사진가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만큼 시각장애인이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놀라운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시각장애 1급이라는 높은 벽을 이겨내고 마음으로 세상을 담는 시각장애인 사진작가가 있습니다.
사진이 자신의 전부라고 말하는 '시태훈' 작가님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아요.
캐논 블로그 PLEX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진작가 '시태훈'입니다.
아마 시각장애인이 사진을 찍을 줄은 생각 못하셨을 텐데요. 마음으로 열심히 담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뇌전증을 앓고 있어서 길가다 쓰러진 적도 많고 쓰러졌을 때 신분증 도난 당하고 강제로 지장을 찍게 되어 사기죄로 누명을 쓰기도 했어요.
그래서 2005~6년 경에는 자살시도를 7번이나 했을만큼 우울증이 극도로 심했습니다.
그때 병원에서 취미 생활을 가져보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이 많지 않은게 현실이잖아요.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복지관에서 장애인 대상으로 사진 교실을 하니 한 번 배워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사진을 배우게 되었고 이것을 계기로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죠.
처음에는 똑딱이 카메라, 컴팩트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어요.
그렇게 찍은 사진으로 대회에 출품했는데 그때 부상으로 DSLR 카메라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 받은 카메라가 '캐논 EOS 550D'였는데요, 이때부터 저와 캐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
기본적인 조작법은 상명대 한상일 교수님께서 가르쳐주셨고 교수님의 많은 조언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저는 사진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했어요.
그래서 이 사진을 통해 뭔가 뜻깊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어렸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살아서 그런지 할머니, 할아버지들 생각이 많이 나서 노인정을 찾아갔어요.
가서 노인분들에게 영정 사진을 찍어드리겠다고 했더니 처음에는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사진을 찍냐고 믿지 않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우선 몇 분 찍어드리고 몇일 뒤에 사진을 인화해서 가져다 드렸더니 그제서야 믿고 응원해주셨어요.
그뒤로 쭉 지금까지 찍어드리고 있죠.
제가 시각장애인이다보니 노인정에 계신 할머니들이 저를 손자 또는 아들처럼 많이 챙겨주셨어요.
사진을 찍어드리면 고맙다고 용돈을 주시기도 하고 먹을 것을 사서 보내주시기도 하고......
혼자 지내다보니 그런 정이 너무 좋고 감사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중 한 분이 3개월 전에 세상을 떠나셨어요.
제가 찍어드린 영정 사진으로 장례를 치루셨는데, 마음이 참 아프더라구요.
지금은 후원을 받아서 EOS 700D를 사용하고 있구요.
EF-S 18-200mm f/3.5-5.6 IS과 영정 사진을 자주 촬영하기 때문에 EF 50mm 단렌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뇌전증을 앓고 있어 손이 많이 떨리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좀 더 안정적인 촬영을 위해 세로그립도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처음 사진을 배울 때 사용했던 카메라가 캐논 카메라잖아요.
그래서 캐논 카메라의 작동법이 손에 베어있어 사용하기 편하고
인물 사진의 색감도 캐논 카메라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인물이 좀 더 화려하게 나오는 느낌이랄까요! ^^
우선 인물 사진은 매주 수요일, 목요일 영정 사진 촬영 봉사활동을 통해 한 달에 약 500분 가량 찍고 있구요.
그외에 주로 촬영하는 피사체는 꽃이나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밖에 나갈 때 항상 가지고 다녀요.
카메라는 저의 동반자이자 분신이라고 볼 수 있죠.
같은 시각장애인인데 저처럼 사진작가를 꿈꾸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가 없어서 활동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분들도 후원 등을 통해 카메라를 갖게 된다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네요.
"소리로 듣고 냄새를 맡으며 마음의 눈으로 찍으세요"
이것이 시각장애인 사진작가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전시회를 열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올해 안으로 전시회를 꼭 한번 하고 싶어요. 올해 목표이자 소망이죠.
제 손으로 직접 찍은 꽃이나 풍경 사진을 위주로 후보정 없이 원본 사진으로 전시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냥 전시회보다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뇌전증, 환우 돕기 전시회를 열고 싶네요.
사진은 저의 생활이자 마음의 행복입니다.
저는 사진이 없으면, 하루라도 카메라를 잡지 않으면 힘들어요.
그만큼 제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이죠.
Epilogue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과 함께 시작된 인터뷰.
처음에는 다소 경직된 그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지만,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부터 그의 얼굴에 웃음이 서려있음을 느꼈습니다.
장애를 갖고 있지만 사진을 사랑하는 마음,
사진을 촬영하는 그 순간의 그는 그저 평범한 사진작가입니다.
장애를 딛고 더 높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사진 생활을 캐논이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