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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피플] 매일매일 기록하는 사진일기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다! 연합뉴스 이상학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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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의 결정적 순간, 급박한 현장의 모습, 첫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풍경 등
Q. 이상학 기자님, 안녕하세요! 캐논 블로그 PLEX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뉴스 통신사 연합뉴스의 사진부 기자로 일하고 있는 이상학입니다.
연합뉴스는 포털이나 언론사에 다양한 뉴스를 제공해주는 곳으로,
미국의 AP통신, 영국의 로이터통신과 같은 개념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캐논피플과 함께한 분들을 보니 정말 고수분들이 많으셔서 살짝 부담도 됐지만^^;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통신사 사진기자로서의 사진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언제부터 기자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레 물 흐르듯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원래 법학을 전공했었는데 그 당시에는 생활이 굉장히 단조롭고 건조했어요.
심지어 성격까지 내성적이라 남들 앞에 나서는 것도 너무 싫었죠.
그럴 즈음에 누나가 카메라를 하나 사줬어요.
그래서 대학교 2학년때부터 사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사진에 매력에 빠지게 되고 내성적인 성격도 조금 변하게 되었답니다.
물론 이때까지만해도 사진은 취미 생활에 불과했었죠.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IMF로 회사가 무너지면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어요.
이땐 직업보다는 직장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던 시대였는데,
순간 직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직업이 중요하다고 깨닫게 되더라구요.
내가 오랫동안 일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것은 직장이 아니라 직업이 좌우한다는 생각을 했고,
취미로 해왔던 사진을 해보자! 새출발을 하자!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좋아하고 하고싶다고 쉽게 직업으로 삼을 수는 없잖아요.
직업은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것인데 저는 사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없던 상태여서
이론적 토대를 갖추기 위해 다시 대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것으로 사진과 함께하는 또 다른 삶이 시작된 것이죠.
저는 사진의 힘을 가장 잘 실을 수 있는 사진이 보도사진이라 생각합니다.
보도사진은 사진의 기록성, 창의성, 예술성을 모두 담아 전할 수 있잖아요~
이 점이 참 좋았고 또 다른 이유는, 현장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내성적인 제 성격을 조금이나마 변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결과 지금은 덜 내성적인 성격이 되었구요~
그리고 연합뉴스에 오게 된 것은,
보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표현해낼 수 있는, 시각적인 부분을 자유롭게 창출해낼 수 있는 곳을 찾고있던 찰나
인적자원은 물론, 유구한 역사와 DB가 잘 갖춰진 연합뉴스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분야를 다양한 시각으로 다루다보니 사진 촬영에 있어 제약도 없고
저만의 가치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어 연합뉴스에 오게 되었고 덕분에 지금도 참 좋네요!^^
정말 다양한 사진들을 찍으시던데, 이 중 기자님께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무엇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스포츠 경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스포츠 경기라는 것 자체가 어떤 인내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라 짜릿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또한, 스포츠 선수들도 개개인마다 인생의 굴곡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위기와 슬럼프를 이겨내고 도전하는 모습을 기록하는 것은 그들에게나 저에게나 모두 의미있는 일인 것 같았죠.
경기의 결정적 순간, 가령 승리의 순간을 찍을 때는
마치 제 자신이 메달을 딴 것 같은 진한 감동이 밀려오곤 하죠.
인간적이고 가슴 뭉클한 스포츠 사진이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다양한 일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한 세가지 정도를 뽑아봤습니다.
첫 번째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때 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어렵게 유치에 성공해 진행했던 대회이고 우사인 볼트가 나와 세계 신기록을 달성해 참 뜻깊었죠.
이때 대회를 촬영할 수 있는 한국 사진기자가 총 2명뿐이었는데 제가 그 중 하나였어요.
막중한 임무를 받고 세계 신기록을 세운 우사인 볼트의 모습을 열심히 촬영했는데
마감을 하려고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데 사진이 다 흑백인겁니다.
알고보니 우사인 볼트와 함께 뛰면서 촬영모드가 돌아가서 흑백모드로 설정되어 촬영된거에요.
다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 있어 문제는 해결하긴 했지만, 정말 하늘이 노래진 순간이었답니다.
두번째는 연평도 포격 사건 때에요.
종군기자는 내전이 있는 나라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한반도에서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다니...
너무 두려웠지만 가긴 가야하니까 위성장비며 태양열 전지며 다 챙겨갔죠.
이런 장비들을 챙겨가는 것 자체가 이 취재는 평범한 취재가 아니라는 느낌!
대피소에 있으면서 여기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 괜스레 삶을 되돌아보게 되더라구요.
바쁘게 살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분단의 슬픔도 느껴지고...
지금은 이렇게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그 순간에는 정말 무섭고 암담했었답니다.
마지막은 김연아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김연아 선수를 오랫동안 찍어 왔어요.
2011년 7월에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 김연아 선수를 촬영하러 갔었는데요.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유치에 성공하고 자축행사까지 마치고...
정말 행복한 일인데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 김연아 선수의 표정은 많이 안좋더라구요.
중간에 방콕 공항에서 기착을 했는데 김연아 선수가 의자에 누워있는거에요.
걱정이 되어 매니저한테 물어보니 몸살에 탈진까지, 몸이 매우 안좋다는 겁니다.
한국 공항에서는 국무총리를 비롯한 많은 관계자 분들과 팬들이 김연아 선수를 기다리고 있는데,
정작 주인공인 김연아 선수는 한국에 도착하니 몸 상태가 더 안좋아져서 계속 한숨 쉬고 힘들어 하더라구요.
그런 모습을 찍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찍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멀리서 몇컷 찍었죠.
공인, 대한민국의 딸, 피겨퀸 김연아보다 인간 김연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나이도 어린데 국가의 대표로 참여하여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에 대한 심적 부담감은 상상하기 어려울 거에요.
결국 김연아 선수는 응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야했고,
밖에서 기다리던 기자들과 팬들은 김연아 선수의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사진으로나마 인간 김연아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회사에서 장비 담당을 맡고 있어서 신형 장비가 오면 테스트도 해보고,
사진기자들에게 최적인 장비가 무엇인가 알아보고 구매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EOS 7D Mark II도 나오자마자 만나봤는데요.
EOS-1D X만큼의 연사 능력을 자랑한다고 하니 내심 기대가 되었어요.
그래서 이번 일본으로 출장 갔을 때 서브 카메라로 EOS 7D Mark II도 함께 가지고 갔었죠.
내부에서 테스트 해보는 것보다 확실히 현장에서 해보는 것이 정확하니까요~
EOS 7D Mark II를 사용해 본 결과, 정말 좋더라구요.
65 포인트 올 크로스 AF, 최대 10연사...EOS-1D X만큼이나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EOS 7D Mark II에는 AF 영역 선택 레버라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데요~
이 기능은 손쉽게 AF 영역을 전환하는 시스템입니다.
가령 야구 경기에서 타자를 찍다가 포수나 주자를 촬영하려 할 때 핀트가 나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럴 때 저 레버만 돌려주면 초점이 타자에게 가있다가 포수나 주자에게 신속하게 이동하더라구요.
순간을 기록하는 사진기자들에게는 정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제 45회 한국보도사진전에서 스팟뉴스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신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강에서 투신하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라는 사진으로 수상을 하셨는데, 그 사진을 찍을 때, 상황이 어땠나요?
배경이 된 사건이 피부미용사 자격증 시험에 안마에 관련된 내용이 있어
안마사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반발이 일어났던 것이죠.
한강 철교에서 시위를 벌이고 사람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달려갔는데 정말 긴장감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의경들의 연행으로 비명 소리가 들려오고 불을 질러 소화기를 뿌려대고......
정말 정신없는 상황 중 현장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시각장애인 안마사 한명이 강물로 몸을 던지더라구요.
너무 놀라서 연사로 누른 셔터에 잡힌 사진이 바로 저 사진이에요.
생존권을 위협받은 자들의 울분이 그대로 담긴 느낌이었죠.
현재 EOS-1D X를 사용하고 있고 EF 16-35 f/2.8L II USM, EF 24-105mm f/4L IS USM,
EF 70-200mm f/2.8L IS II USM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찰떡 궁합이 있는데요.
바로 EOS-1D X와 EF 200-400mm f/4L IS USM Extender 1.4x !
보통 줌렌즈는 단렌즈보다 핀이 잘 맞지 않고 해상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EF 200-400mm 렌즈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결과물도 정말 훌륭하고 익스텐더가 내장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든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해외 경기를 촬영할 때도 제가 생각한 경기장의 크기가 아니라거나, 포지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렌즈를 챙겨가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 항공편으로 급히 렌즈를 받아서 촬영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고민을 해결해준 것이 바로 EF 200-400mm 렌즈였답니다.
렌즈의 끝판왕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정도 라죠 ^^
고감도, 고속 연사 이런 기능도 훌륭하지만,
사진기자에게 있어 캐논 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은 훌륭한 '조작성'이라 생각합니다.
결정적인 순간을 촬영하는 기자에게 카메라 조작이 불편한 것만큼 큰 단점이 없거든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EOS-1D X도 사용설명서만 약 400 페이지이지만,
조작성이 훌륭해서 사용 방법은 정말 간단하고 편리해요.
위에서 말씀드린 EOS 7D Mark II의 AF 영역 선택 레버도 우수한 조작성을 보여주는 기능 중 하나인 셈이죠.
다시말해, 캐논 카메라의 장점은 훌륭한 조작성!
요즘은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시험도 봐야 하고,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문학적 소양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이 바로, 사진에 대한 감각이죠.
이 감각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카메라에 대한 흥미가 있어야 하고
사진을 촬영할 때 상징을 뽑아낼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현장을 촬영할 때도 남들과 똑같은 모습만을 담아내는 것은 재미가 없잖아요.
중요 포인트를, 상징적 이미지를 뽑아낼 수 있는 트레이닝을 꾸준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인간극장과 같은 다큐 프로를 좋아합니다.
'빼빼가족의 유라시아 대륙횡단기'를 아시나요?
25인승 봉고 버스로 약 1년 동안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이야기인데요.
저도 긴 시간을 두고 이런 횡단기를 해보고 싶어요.
다른 나라로 출장을 자주 가면서, 사람이 사는 모습이 참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라마다 문화나 풍습도 다르고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죠.
하지만 살아가는 가치, 추구하는 삶의 방향은 같다는 것, 삶의 근원적인 모습은 같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유라시아의 여러 곳을 다니면서 사람 사는 모습도 보고,
또 직업적인 능력을 살려 영상으로 담아보는 것도 계획 중입니다.
Q. 이상학 기자님께 ‘사진’이란?
제게 사진이란... 하나의 그림일기라고나 할까요.
직업이 사진기자다보니 매일 사진을 찍는 것이 당연하지만,
뭔가 매일매일 사진을 찍고 세상의 이야기를 기록하다보니
한편의 일기장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어릴 적, 글로 쓰는 일기가 아닌 사진으로 보여주니 사진일기 또는 그림일기 같은 느낌~
앞으로도 매일매일 세상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일기를 적어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