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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피플]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임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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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 이런 저런 일들에 치이다보면 무기력 해질 때가 많죠.
주어진 삶이 아닌 내가 주체가 되어 만들어 가는 삶이야 말로 진정한 삶이라는 걸 알면서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사나이가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과제를 부여하고, 달성해나가면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임재천!
그의 사진 그리고 삶의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Q. 임재천 작가님, 안녕하세요! 캐논 블로그 PLEX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다큐멘터리 사진가 임재천입니다. 이렇게 캐논 블로그를 통해 캐논 유저분들과 만나게 되어 반갑고요. 앞으로도 캐논 카메라와의 인연을 계기로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작가님께서 처음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다양한 장르 중 다큐멘터리 사진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14살 때였어요. 우연히 경북 의성 탐리역 앞에서 친구 2명이랑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연습하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외국인을 만나게 되었어요. 요즘엔 워낙 외국인이 많으니까 개의치 않지만 그 당시만 해도 TV 속에서나 봤지 실제로 외국인을 보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제 입에서 'hi'라는 말이 나왔고, 외국인도 hi라고 맞받아쳐주면서 말도 안 되는 대화를 이어갔죠. 그러다 그 외국인이 책을 한 권 주더라고요. 알고 보니 그 책이 National Geographic이었어요. 책을 찬찬히 보다 보니 나도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이 후 어머니께 자동카메라를 선물 받게 됨으로써 본격적으로 사진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죠.
Q. 작가님의 블로그를 통해 그동안 해오신 다양한 활동들과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멋진 자연 풍경도 있지만 평범한 일상 풍경이거나 인물 사진도 볼 수 있었는데요~ 작가님께서는 주로 어떤 피사체를 촬영하시는지, 그리고 사진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삶이라는 말이 사람의 줄임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한국의 인문지리 중에 사람의 삶이 녹아있는 풍경에 제일 관심이 있어요. 사람의 체취가 묻어나고 사람과 함께하는 삶의 풍경에 관심이 있답니다. 저는 사실 외국 사진 작업을 거의 안 해요. 한국 사진만 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착각을 하는 게 있어요. 맨날 보던 것이다 보니까 너무 뻔하게만 생각한다는 것?! 그래서 저는 제 사진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기가 한국이야?’ 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우리땅에 관심을 갖게끔 하는 것이 제가 사진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입니다.
Q. 작가님 사진을 보니, 저희가 살던 곳이고 잘 아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 같거나 좀 낯설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혹시 촬영기법이라던가 작가님 만의 팁이 있나요?
2000년부터 시작을 Kodak E 100을 썼었는데요, 이게 감도가 100짜리에요. 저는 기본 조리개가 5.6이었어요. 56년에 만들어진 러시아제 렌즈라서 최적으로 나오려면 F11로 놓고 찍어야 했어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2스탑 증감을 했어야 했는데요, 혹시 증감이 뭔지 아시나요? 증감은 찍을 때 감도 100짜리를 400으로 조정해서 찍어요. 대신 현상할 때 ‘투 스탑 푸쉬 했어요.’해서 맡겨요. 그럼 거기에선 400에 맞춰 현상을 해주는 거죠. 만약 그대로 맡기게 되면 감도 100에 맞춰 인쇄되기 때문에 새까맣게 나와요. 아무것도 안 보이겠죠? 원래 Kodak 측에서는 색 밸런스가 깨지니까 증감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 러시아제 렌즈는 증감했을 때 그 색감이 정말 잘 나와요.
제 사진을 보고 누군가 사진을 어떻게 찍었냐고 물어보면 저는 카메라는 뭘 썼고, 렌즈는 뭘 썼고, 감도는 몇이고 다 알려줘요. 그럼 그 사람은 그렇게 얘기해요. 왜 자기는 그 느낌이 안 나냐고. 그럴 수 밖에 없죠. 저는 300롤 이상을 찍으며 연구했으니까요. 포토샵으로 후보정 한 거 아니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포토샵으로는 증감 했을 때의 그 색감을 절대 얻을 수가 없어요.
Q. 첫 번째 사진집은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지만, 두 번째 사진집은 디지털 카메라로 작업하셨고 앞으로 저희 캐논 마스터즈 프로그램과 함께 캐논 디지털 카메라로 작업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변경하여 작업하시게 된 이유와 작가님께서 생각하는 ‘캐논’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은 Kodak 슬라이드가 더 이상 안 나와요, 그래서 후지 필름을 구매해서 작년 한 해 동안 촬영해봤는데, Kodak은 사진은 사진이 예상이 되고, 실제로 결과물을 보면 예상했던 것과 대동소이 했는데, 후지는 그게 안 되요. 그리고 촬영에 제한 요소가 너무 많았어요. 작년에 제주 평대리에서 배를 탔는데, 바로 옆에서 돌고래가 막 뛰는데 못 찍었어요. 여명이 막 밝아오는 새벽 5시에는 전반적으로 어두우니까 셔텨 스피드가 안 나오잖아요? 환경적 제약이 있다 보니 순간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보다 유동적인 디지털 카메라로 바꾸게 되었어요. 캐논은 타사 동종 라인 대비 무게 자체도 많이 무겁지 않고 고성능이라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고감도에서의 노이즈가 적고, 내가 원하는 색감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좀 더 자연스럽더라구요. 또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구성에 대한 신뢰까지. 제가 원하는 조건을 충족했기에 캐논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주로 사용하는 렌즈가 있다면?
현재는 EOS 5D Mark Ⅲ 사용하고 있습니다. 렌즈는 EF 24-70mm f/4L IS USM, 망원은 EF 70-300mm f/4-5.6L IS USM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nd 바디로 EOS 6D 구매 예정입니다!
Q. 그리고 <50+1>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50명의 후원을 받아 단독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0년 정도에 프로젝트를 생각했어요. 저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잖아요. Self-Assignment가 있어야 진정한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자세라고 생각해요. 현재 저는 두개의 Self-Assignment를 가지고 있는데요. 춘천 소양강댐 안에 있는 13개 마을에 대한 기록 작업과 영주에 있는 ‘관사골’이라는 오래된 마을에 대한 기록 작업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한국에는 다큐멘터리 사진 잡지가 없어요. 그렇기에 제가 찍는 사진들을 대체 누가 원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더욱 더 self- assignment를 가지려 노력했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과제들 만으로는 경제적인 여건이 충족이 되기란 어려워요. 고민한 끝에 이 세상 어딘가에는 임재천의 사진을 소장하고 싶은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고, 그 사람들 중 50명을, 1명당 100만원씩 후원을 받아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계기가 마련됐고 저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죠.
1년씩 하나의 도나 시를 촬영하고 거기에서 얻어지는 사진들 총 365장 중에 나름의 A컷을 만들어서 후원자들에게 파일을 보냅니다. 그리고 후원자들에게 한 장씩 고르게 합니다. 후원자가 고른 사진으로 전시를 한 다음에 전시가 끝나고 작품은 후원자들에게 증정해요. 후원자들은 저를 통해 다양한 사진들과 그 속의 멋진 작품을 제공받고 저는 그들의 도움으로 사진을 찍고~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려웠던 점이라면…
임재천만의 사진색깔이 있잖아요. 제 사진만의 스타일! 이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임재천의 사진 경향을 아는 사람이 절반, 프로젝트 자체의 의의가 좋아서 신청한 사람이 절반이에요. 제 스타일대로 찍고 싶지만, 제 사진의 색을 모르는 사람들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저의 사진 스타일대로 찍은 사진 반, 일반적인 풍경이 반.
본래의 사진 스타일에서 벗어난 사진이 많다 보니 전시회의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사진을 100장 정도 선정하여, 큐레이터와 함께 베스트 50장을 논의해서 뽑고 그 결과물을 후원자들에게 순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였습니다. 제가 혼자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직긴 했지만 애초에 50분의 후원자들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프로젝트 이기에 그분들의 사진 선호도를 전혀 배제할 수 없었던 점과 내 사진이 그 분들의 마음에 들 수 있을까 하는 중압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이 전 작인 한국의 재발견은 10여 년에 걸쳐 찍은 건데 이건 1년에 A컷으로만 360장 정도를 찍어야 했으니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이번 전시를 통해 겪었던 시행착오를 통해 올해부터는 사진 수를 줄이고 완성도를 높여 사진전의 질을 개선할 예정이에요.
Q. 첫 번째 <50+1> 프로젝트 제주도 편은 곧 전시회로 만날 수 있다고 들었는데요, PLEX 독자 여러분게 전시회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남역 1번 출구 앞, 미진프라자 빌딩 22층, 스페이스22 갤러리에서 진행됩니다. 5월 20일이 공식 오픈 날이고, 이 날 오후 6시부터 오픈 행사를 해요.공식 오픈 전인 5월 16일 날에는 후원자 분들을 초청해서 일종의 브리핑을 하고, 작년에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의논도 할 예정이에요. 캐논 블로그 독자 여러분들도 꼭 보러 오세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Q. 제주도에 이어 두번째는 강원도인데, 아무래도 강원도에 살고 계시다보니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작업하실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강원도의 어떤 모습을 담을 것인지, 어떤 이야기를 전할 것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영동과 영서로 분리되어있는 강원도의 모습들, 바다와 산간의 상반된 모습, 바다와 산간을 기반으로 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5일장 등 강원도 만의 정취나 풍경을 가진 곳들의 기록 작업을 할 예정이에요. 또 다른 지역과 달리 강원도는 분단의 현장의 가장 최전방에 직면해있는 곳이잖아요, 그 곳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담을 예정입니다.
Q. 임재천 작가님께 ‘사진’이란?
삶은 사람의 줄임말이라고 말씀 드린 것과 일맥상통하는데요, 가감없이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담는 것이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사진이란 삶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pilogue
인터뷰 내내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웃음을 잃지 않으셨던 임재천 작가님!
역시 사진은 그를 웃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임재천 작가님에게 있어 사진은 소중한 것, 삶과 같은 것이겠죠.
앞으로 계속 진행될 <50+1> 프로젝트 그리고 캐논과 함께하는 임재천 작가의 사진 생활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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