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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피플] 버라이어티한 센스와 스킬 보유자, 강찬희 촬영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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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캐논피플 주인공은
1박 2일, 런닝맨, 해피투게더, 집밥백선생 등
이름만 들어도 굵직한 작품들을
방송 3사와 종편을 종횡무진하며 촬영&총괄 감독하고 계신
예능 계의 거장, 강찬희 촬영감독 입니다!
평소 팬이었던 강찬희 감독 님과의 인터뷰 소식에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요 ~
역시 기대한 보람이 있던 유쾌했던 인터뷰였습니다 :)
강찬희 촬영감독 님과의 버라이어티한 인터뷰 -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Q. 강찬희 감독님, 안녕하세요! 캐논 블로그 PLEX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촬영감독 강찬희입니다.
캐논을 좋아하고 자주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캐논 유저분들을 만나게 되서 반가워요.
Q. 우선, 언제부터 카메라에 관심을 갖게 되신 것인지 그리고 촬영감독이 되신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카메라에 관심이 있었던건 아니었어요. 중·고등학생 시절, 저는 영화광이었습니다. 특히 중학생 때는 개봉관에 안본 영화가 없을 정도로 영화를 자주보러 다녔어요. 학생 신분에 당시 영화표값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는데요, 돈이 부족하면 책을 팔아서 보러갈 정도로 영화를 정말 많이 좋아했답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영화감독님 밑에서 연출부가 될 기회를 얻었는데, 거기서 연출공부를 했어요. 당시 60대쯤 되신 촬영감독 님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 때 그 분이 강원도 어딘가에서 설경을 찍고있었는데, 홀로 카메라를 들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그 감독님의 모습에 반해 '나도 카메라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연출팀이나 촬영팀은 완전 보조부터 시작해서 10년은 지나야 감독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힘든길이었는데요(물론 지금도 힘듭니다), 카메라를 배우는 과정에 있어서 2-3년 정도는 벌이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셔야되요. 그러던 와중에 KBS에서 카메라 감독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게됐고, 시험을 봤는데 합격을 했어요. 1985년에 KBS 영상제작국에 들어가게 됐고, 그 때부터 카메라를 정식으로 배우고 카메라 촬영감독이라는 직업에 가까워졌습니다.
Q.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예능 촬영 감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KBS에 처음 입사했을 때는 스튜디오 중계 쪽 카메라를 담당했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여러 대가 동시에 돌아가는 멀티캠 시스템이 아니라 카메라 2-3대 정도로만 사용하는 추세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카메라의 대수도 늘어나고 ENG카메라가 점점 보편화 되는 환경으로 바뀌었습니다. KBS에서 10년을 근무하고 Mnet으로 이직해 쇼, 음악프로그램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며 5년을 근무했는데요, 스튜디오 중계, Mnet에서 사용했던 ENG, 쇼프로그램 촬영기법 등 이런 요소들이 나중에 프리로 전향했을 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촬영기법들을 접목해서 카메라를 동시에 여러 대를 촬영할 수 있는 시스템의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예능에 사용하기 시작했죠.
예능은 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을 보면 스포츠도 있고, 드라마도 있고, 가수가 나오면 춤도 추고 노래도 하기 때문에 카메라 감독은 그 모든 것들을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 알고있어야합니다. 한 분야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해 잘 숙지하고 있어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예능은 정말 버라이어티할 수 밖에 없어요. 예능 프로그램의 특징 상 시대의 흐름이 버라이어티에 드러나기 때문에 트렌드 또한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근 몇년간 많은 행사들을 치뤄왔잖아요.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같은. 때문에 카메라 감독들의 수준은 전세계적으로 월등한 편입니다. 큰 행사가 있다하면 새로운 기술 전수를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서 배우는 단계를 거치는데, 이런 노하우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카메라 감독들을 양성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1박 2일, 우리동네 예체능, 아빠를 부탁해, 히든싱어, 집밥 백선생까지. 이름만 들어도 아는 굵직굵직한 작품들을 많이 촬영하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일 오래된 에피소드는 99초 광고, 스탠바이 큐 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1씬을 1컷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미션을 99초내에 끝내야하는데, 미션을 성공하지못하면 성공할 때까지 촬영이 안 끝나요. 제 시간 내에 촬영을 끝내려면 출연자도 달리고 스텝도 달리게 되는데, 많은 인원들이 좁은 공간에서 뛰다보니 부상도 잦고, 사고도 많이 났었죠. 그중에서도 제일 힘든 건 추위였는데요, 엄정화씨가 게스트로 나왔던 날 서울 모처의 아이스링크장에서 촬영이 있었는데, 한 겨울에 아이스링크장에서 촬영이라니 얼마나 추워요- 빙판 위에서 공기를 뒤집는 씬이 있었는데 거기서만 NG가 60번 가까이 났어요. 춥기도 추운데 얼음바닥에서 전력질주를 다해 뛰다보니 스탭들도 다치고, 엄정화씨는 힘든것도 힘든거지만 스탭들한테 미안해서 울기도 하고 ... 너무 고생을 많이해서 기억에 많이 남는 프로그램이에요.
근래에 겪는 에피소드로는 1박2일인데요. 1박2일 첫 촬영 당시 이게 프로그램이 될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모두 의아해했어요. 뭘 찍는데 찍는 것 같지도 않고 내용도 없는 것 같고, 출연자들이 얘기하는 것만 찍고. 나영석 PD한테 이렇게해서 프로그램이 되냐고 물을 정도 였어요. 미리 생각도 없이 나온 것 같지만 사실 나영석PD는 모든 것을 계산하고 프로그램을 진행시킨거죠. 한번은 바닷가 촬영을 갔는데, 비가 엄청 오는거에요. 당시 스탭이 100-120명 정도 됐었는데, 바닷가 근처에 진짜 작은 집만 있는거에요, 텐트도 마땅치 않아서 해풍을 맞아가며 잠자리에 들었어요. 그 때 이후로 돌아오자마자 텐트를 구비해서 지금 사무실에 텐트만 20-30개 정도 되요.(웃음) 촬영장마다 텐트를 다 가지고 다녔어요. 텐트를 치고 자려면 모기나 벌레, 더위때문에 고생하고, 그나마도 칠만한 장소라도 있으면 다행이었고요. 먹을 것도 마땅치 않아서 버너도 구매하고 그랬죠.
Q. 진짜 야생이네요
1박2일은 진짜 리얼로 했죠. 한번 호되게 겪고 그 날 이후부터 스텝들은 시간만 나면 이것저것 구워먹었어요. 촬영장소 도착하면 번개탄이랑 석쇠같은 것들 구매해서 고기도 구워먹고 소세지도 구워먹고 ... 스텝들은 먹어도 출연자들은 절대 안먹었어요. 복불복이라는 프로그램 원칙을 철저히 지켰죠. 먹는 것 좋아하는 강호동도 안 먹더라고요.
고생도 많이 했고, 고생한 만큼 보람도 있고 1박2일은 진짜 야생으로 촬영했어요.
Q. 스텝 간의 잡음은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어떤 곳을 가더라도 새로운 곳에 가게 되면 텃새를 느낄 수 밖에 없어요.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촬영 감독이지만 모든 스텝의 포지션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확실하게 실력이 있으면 필요한 요소가 있을 때 요청을 해도 잡음이 일어나지않습니다. 서로 대화를 하며 조율을 해나가다보면 확실히 스텝 간의 호흡이 좋아질 수 밖에 없어요.
Q. 예능 촬영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강찬희 감독님! 예능 촬영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스텝 간의 호흡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개개인의 인간성, 인간관계 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촬영하다보면 서로 힘들기는 매한가지일텐데,
본인이 힘들다고 해서 얼굴 찌푸리고 퉁명스럽게 대한다면 함께 일하고 싶지 않겠죠?
방송 일은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인간관계 및 개인의 인간성 부문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Q. 리얼버라이어티 촬영을 하다보면 장르 특성 상 예상 시간 내에 촬영을 끝내지 못할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요, 감독님께서는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워낙 많이 걷잖아요 우리가. 또 걷는프로만 많이 했고.
모든 스텝이 그렇지만 일이 있는 전날에는 술을 마신다거나 늦게까지 논다는건 상상할 수도 없어요.
촬영장 자체가 굉장히 서로한테 예의를 지켜야하는 곳이라, 누군가 술냄새가 난다면 신뢰가 안가죠.
체력 관리는 열심히 이산 저산 돌아다니면서 걷는 걸로, 그리고 무거운 장비를 드니까 근력운동은 따로 할 필요가 없어요.
'이 것도 운동이다'라고 생각하면 운동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 운동이 특정 부분이 집중적으로 가해지다보니까 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 등 직업병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제 나이쯤 되다보면 겉보기엔 멀쩡해도 속은 멀쩡할래야 멀쩡할 수 없어요.
예전에 괌에서 출발드림팀 촬영을 하러간적이 있는데요, 제트스키와 정면충돌을 해서 크게 다칠뻔한 적이 있었어요.
정면충돌 결과 카메라는 두동강이 나고 저는 붕 떠서 바다로 떨어졌죠. 하마터면 정말 큰 일 날뻔 했죠. 더 좋은 화면, 더 디테일하게, 카메라는 자기 일에 대한 욕심 때문에 위험한지도 모르고 자꾸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 처럼 자꾸 앞으로 가게 되요.
제트스키와 정면충돌 괌 드림팀
카메라는 자기일에 대한 욕심 때문에 위험한지도 모르고 자꾸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처럼 자꾸 앞으로 가게되요.
Q. 감독님께서는 현재 캐논 마스터즈이고 진행 중인 작품들은 모두 Cinema EOS로 촬영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inema EOS C300 8대를 보유 중이시고, 다수의 5D Mark III를 영상 제작에 사용 중이시라고 들었는데요~ 기존의 방송용 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캐논 카메라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기존의 ENG카메라는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눈에 익숙해진, 엄밀히 따지면 가장 표준신호에 가까운 카메라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캐논카메라는 4K 고화질 카메라와 ENG 카메라의 경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편화 된 카메라와는 다른 색감과 다른 화질로 카메라에 담긴 사람들이 호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은 C300을 가지고 촬영을 많이하는데, 이영자씨가 자기가 왜이렇게 예쁘게 나오냐고 할 정도였습니다. 첫째로 감독이 잘찍은거고, 그 다음엔 카메라가 다르다라는걸 알려줬답니다.(웃음)
카메라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에 하나는 기술적인것보다 사람이 느끼는 감정적인 부분기 때문에 찍힌 사람이 만족스러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발전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피사체들이 가장 좋아하니까 많이 쓰여지게 되는거죠.
앞으로도 ENG는 표준이라고 본다면, 그 부분은 지금보다 더 큰 포지션을 차지하면서 균등하게 자리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마 4K 시대에는 여러 기종이 혼용되서 쓰이고 프로그램의 색깔에 따라서 선택해서 촬영하는 촬영환경을 갖추게 되겠죠.
Q. 캐논의 방송 촬영용 카메라 시네마 EOS 시스템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시네마 EOS로 담았던 장면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집밥백선생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C300에 맞춰서 모든 조명과 기구를 설치했어요.
어떻게 보면 C300이 갖고있는 특징을 가장 잘 살린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도 있겠네요.
C300은 채도를 부각시켜 음식이나 컬러감이 다양한 것들을 표현할 때 예쁘게 강조시켜주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 부분은 많이 사용될 것 같습니다.
Q. 다양한 장르의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계신데요, 장비 세팅에 대한 감은 어디서 얻나요?
예전부터 워낙 많은 영상들을 접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시도했습니다.
될 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도를 해봅니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죠 늘 바뀌니까 -
Q. 촬영감독은 뷰파인더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잖아요.
현장의 느낌을 직관적으로 누리는 데에 한계를 느끼실텐데 그 점이 아쉽지 않으신가요?
카메라에 담기는 것은 공기 소리 신선함 그 때의 감정 이거를 느끼면서 보는 것과 그냥 프레임 안에 있는 것을 보는 것은 표현하기가 정말 어렵죠. 어떻게든 그래도 조금 더 예쁘고 현장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 담고자 노력하지만 한 60-70%만 담기는것같아서 아깝죠. 나중에 보면 아쉬운 마음이 더 큽니다.
오랜 촬영 생활 기간 동안 나름의 노하우를 개척했는데요, 바로 두 눈을 뜨고 카메라를 잡아요. 한쪽 눈을 감고 촬영하다보면 다칠 가능성도 크지만 뷰파인더 이외의 상황을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럼 애로사항을 극복하고자 매직아이로도 연습하고, 왼쪽 눈과 오른쪽 눈으로 보는 것을 합치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남보다 먼저 변화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저의 장점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평소, 감독님께서 사용하시는 카메라 & 렌즈 기종은 무엇인가요? (촬영 제외, 일상적으로)
EOS M3랑 SELPHY CP910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아이를 찍어줄 때도 습관적으로 아무 말도 안하고 심각하게 찍는다고 하더라고요.
뭘 찍어도 일로 느껴셔서 즐길 줄을 모르겠더라고요.
조금 가볍게 즐겨보고 싶어 최근에 EOS M3와 포토프린터 셀피를 구매했는데요,
무게도 가볍고 프린트하기도 좋고 만족스러워요.
덕분에 앨범도 5개나 구매했답니다. 요즘 셀피로 사진 뽑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 대의 카메라 시스템인 멀티캠을 총괄하는 메인 카메라 감독 후배양성, 후임자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고요,
내년 쯤에는 중국 프로그램 1~2개 정도 촬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라고도 하죠? 저도 새로운 카메라가 나온다면 또 공부한답니다. 공부 하지 않으면 금방 뒤쳐져요.
열심히 배워서 응용해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요 -
Q. 강찬희 감독님께 '카메라'란?
카메라는 평생 갖고 노는 장난감이자 하얀 도화지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느낀 대로 그려내면서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주니까요.
가끔은 마음에 안들게 할 때도 있지만(에러가 날 경우),
그래도 저에게 있어 아주 소중하고 아직까지도 흥미로운 장난감입니다
Epilogue
촬영감독 중에서의 최고의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자만하지않고 자신을 돌아보며 후배들을 보듬을 줄 아는 강찬희 촬영감독 님!
강찬희 촬영감독 님의 차기 목표 달성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