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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했던 과거로의 여행, 쿠바의 클랙식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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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쿠바를 걷다, 담다, 사랑하다
-제 2편_화려했던 과거로의 여행, 쿠바의 클랙식 카-
여행작가 김춘애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달리고 있는 자동차 중에 가장 오래된 자동차는 과연 몇 살 이나 되었을까? 20년 아니면 30년? 쿠바의 거리는 1950년대 후반 생산된 미국산 자동차로 가득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발 자동차 생산이 1955년이다. 2015년 오늘 그 시발 자동차가 서울 거리를 달리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혁명 전 미국의 돈 많은 부자들은 쿠바로 몰려들었고 하바나는 이들에게 좋은 휴식처였다. 덕분에 하바나는 미국에서 수입된 자동차들로 가득했다. 쿠바 여행의 또 다른 재미, 클래식 카 여행을 떠나보자.
움직이는 자동차 박물관, 하바나
하바나의 센트럴 파크(빠르께 센뜨랄 혹은 중앙공원)은 하바나 관광의 시작이다. 그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구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었던 까피 톨리오와 색색의 클래식 카다. 파스텔 톤부터 빨강, 초록 그리고 노란색 등 눈부시게 빛나는 클래식 카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명품 볼거리자 쿠바에서만 가능한 것 중 하나다. 쿠바 여행에서는 이렇게 오래된 클래식 카를 쉽게 구경할 수 있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시간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혁명 전 그 무렵 쿠바는 돈 많은 미국인들이 휴양지처럼 들고나던 곳 중 하나다. 특히 수도 하바나는 그들을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된 도시였다. 적어도 1959년 피델 카스트로와 그의 동지들이 혁명으로 세상을 바꾸기 전까지는 말이다. 혁명 후 피델은 모든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을 금지한다. 그리고 미국과 쿠바 사이는 갈등이 생기기 시작하고 결국 미국은 쿠바에 대한 경제봉쇄정책을 시작한다. 더 이상 미국산 자동차를 살 수도 또 자동차의 부품을 조달할 수도 없어진 쿠바는 모든 것을 내부에서 해결해야 했다. 아끼고 아낀 후 고장이 나면 고치고 또 고치고, 그러다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으면 버리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지금은 러시아산 자동차 라다 Lada 나 우리나라의 현대, 기아 자동차도 쉽게 볼 수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미국산 자동차다. 결국 미국의 자동차들이 많은 관광객들을 쿠바로 불러들이고 그것들이 쿠바에게 관광수입을 안겨주는 것, 안타깝지만 부정할 수도 없는 사실이다.
하바나 거리를 달리는 클래식 카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인 몇 가지는,
포드의 썬더버드 Ford Thunderbird
마를린 먼로의 애마이자 영화 ‘델마와 루이스’로 유명한 포드의 썬더버드는 쿠바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자동차 중 하나다. 1955년 처음 생산되었으니 최소한 나이가 60세다. 생산과 동시에 엄청난 판매량을 자랑했던 세기의 자동차로 미국의 경제 부흥기에 함께한 인기 자동차라 한다. 썬더버드는 그 인기를 쿠바에도 고스란히 남기고 떠났다. 누가 이 자동차를 60년이 되었다 감히 생각할 수 있을까. 우아하고 늘씬한 차체에 감각적인 색깔은 시간을 무색하게 만들 만큼 세련되었다.
머큐리 Mercury
미국의 포드 모터 컴퍼니에서 생산했던 차종으로 지금은 더 이상 볼 수 있는 이름이다. 2011년 그랜드 마퀴스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름 머큐리, 쿠바의 거리에서는 아직 그 머큐리 자동차를 흔하게 볼 수 있다.
GM 쉐보레 Chevrole
포드가 썬더버드를 만드는데 영향을 준 차 중 하나가 쉐보레라고 한다. 포드 자동차와 더불어 가장 흔하게 하바나 거리를 활주하는 클래식 카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차체에 쿠바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색상은 갖고 싶은 욕망을 마구마구 부채질한다.
GM 의 뷰익 Buick
1959년산 뷰익 역시 하바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차종 중 하나다. GM 산하 브랜드 중 하나라고 한다. 당시엔 파랑, 흰색 그리고 빨간색으로 출시된 자동차다.
그 외에 벤츠나 포드 자동차의 다른 모델도 쉽게 볼 수 있다. 색색의 장난감처럼 아기자기한 자동차는 쿠바 여행의 또 다른 재미자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별난 볼거리 중 하나다.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택시를 운전하던 어느 기사는 문짝도 제대로 닫히지 않는 택시를 몰고 있었다. 이 자동차가 더 이상 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묻자 10년은 더 거뜬히 탈 수 있다며 장담했다. 내가 보기엔 2년을 더 탄다 해도 놀라울 일인데 10년이라, 안타까운 그들의 현실과 그렇게라도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 내가 얼마나 풍족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새삼 부끄러워 2년마다 한 번씩 새것으로 바꿔 온 내 휴대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바나 여행 Tip
[클래식카 시내 투어]
하바나 거리의 다양한 클래식 카는 눈으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타임머신 여행처럼 내가 바로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센트럴 파크나 올드 하바나에서는 손님을 기다리는 클래식 카를 쉽게 볼 수 있다. 가격 흥정이 머리 아프긴 해도 어쩌면 평생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놓치지 말자.
투어비용 : 25 ~ 30CUC(2시간 / 인당) 센트럴 파크 근처는 50CUC 부터 흥정을 해야 하고 올드 하바나가 더 저렴하다.
쿠바 여행 정보
이중 화폐 : 쿠바는 내국인용과 외국인용 화폐 두 가지를 사용하는 나라다. 내국인은 CUP(쿱 또는 MN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모네다 나씨오날이다)를 사용하고 외국인은 CUC(쿡)을 사용하는데 1CUC 는 24CUP 이다. 레스토랑의 경우 메뉴 판에 적힌 화폐 단위를 반드시 확인하거나 묻는 게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