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상세
매거진
쿠바에서 만나는 헤밍웨이
공유하기
쿠바,
쿠바를 걷다, 담다, 사랑하다
-제 3편_쿠바에서 만나는 헤밍웨이-
여행작가 김춘애

꼬히마르의 헤밍웨이 흉상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우리는 기억한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그리고 ‘노인과 바다’는 대표적인 그의 소설이다. 그가 사랑했던 나라 쿠바, 쿠바에는 아직 곳곳에 헤밍웨이의 추억이 남아 있다. 미국과 쿠바는 비록 적대국의 관계를 50년 넘게 이어왔고 헤밍웨이는 그런 양국의 정치적인 결과로 사랑했던 제2의 나라 쿠바를 떠나야 했다. 알려진 대로 1959년 혁명 이후 쿠바를 떠났던 헤밍웨이는 몇 해 지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헤밍웨이에게 쿠바는 어떤 의미였을까, 쿠바에게 헤밍웨이는 어떤 의미일까. 꼬히마르와 헤밍웨이가 20년 넘게 살았던 핀카 비히야로 여행을 떠나보자.
노인과 바다의 배경지, 헤밍웨이의 그곳 꼬히마르

꼬히마르의 낡은 요새

꼬히마르의 헤밍웨이 공원

작은 어촌마을 꼬히마르 풍경
노벨상을 수상한 소설 ‘노인과 바다’의 배경은 쿠바의 작은 어촌 마을 꼬히마르다. 무언가 큰 기대를 하고 갔다면 실망하고 돌아서기 딱 좋은 곳이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누군가는 실망 가득한 곳이 누군가에게는 더없이 아름답고 소중할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내가 만난 꼬히마르는 그저 그런 작은 어촌 마을 이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그곳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헤밍웨이는 없어도, 그의 친구 그레고리오도 이젠 세상을 떠나고 없어도 그곳은 바로 헤밍웨이의 그곳, 꼬히마르니까.
헤밍웨이와 함께 한 20년의 세월 핀카 비히야
1959년 있었던 쿠바의 혁명은 많은 사람들의 삶은 바꿨다. 부자는 재산을 잃었고 가난한 사람은 집을 얻기도 했다. 많은 외국인들을 떠나게 만들었고 미국과는 등을 돌렸다. 웨밍웨이는 혁명이 일어난 이듬해 1960년, 21년간 살았던 그의 정든 집 핀카 비히야(전망 좋은 집 혹은 농원)를 떠난다. 멀리 하바나가 바라 보이는 하바나 외곽의 그의 집을 그는 사랑했다. 부자인 그였지만 가구며 많은 것들은 그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구입한 그다. 낮이면 차를 끌고 꼬히마르에서 낚시를 즐겼고 밤에는 올드 하바나의 단골집에서 모히또와 다이끼리를 즐긴 그다. 그런 그가 쿠바를 영원히 떠나던 날은 과연 어떤 심정이었을까.

헤밍웨이의 작업실. 아프리카에서 사냥한 동물의 박제와 피카소에게 받은 선물이 보인다

헤밍웨이의 식탁

헤밍웨이의 식탁. 요리사 중에는 중국인도 있었고 그는 주방에서 같이 TV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단다.
핀카 비히야는 그가 살던 21년의 세월을 그대로 보관한 헤밍웨이 박물관이다. 그가 살아생전 즐겨 읽던 책과 아프리카에서 직접 사냥한 동물들의 박제 그리고 천재 화가 피카소의 선물까지 그대로다. 그의 친구들 그리고 함께 일하던 사람들만 사라졌다. 친구들을 불러 술 마시기를 즐겼고 집 한편에는 그가 낚시에 타던 보트와 4개의 고양이 무덤까지, 사람들은 오늘도 그곳에서 50년 전 우리를 영원히 떠난 헤밍웨이를 추억한다.
헤밍웨이의 모히또, 라보데 기타 델 메디오
여행 Tip
꼬히마르 Cojimar : 하바나에서 바라데로 방면으로 차로 약 30분을 거리에 있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바닷가를 바라보며 서 있는 헤밍웨이의 동상, 그를 기리기 위해 매년 낚시 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의 배경지로 유명하다. 작은 마을에는 그가 즐겨가던 카페 ‘라 테라싸 데 꼬히마르 La Terraza de Cojimar’가 있다. 바다가 잘 보이는 코너는 헤밍웨이의 자리가 있고 많은 사진들이 벽에 가득하다.

헤밍웨이가 즐겨 찾던 레스토랑 라 테라싸의 낡은 믹서기

꼬히마르의 평범한 하루 풍경

낚시를 즐기는 꼬히마르 사람들

꼬히마르 낚시꾼 아저씨

밝게 웃어 준 꼬히마르의 낚시꾼 아저씨
핀카 비히야 Finca Vgia : 헤밍웨이 박물관으로 불리는 이곳은 하바나에서 40여 분 떨어진 외곽에 있다. 산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San Francisco de Paula 에 위치한 곳으로 그가 살았던 1939 ~ 1960년까지의 흔적을 담고 있는 박물관이다. 넓은 정원에는 큰 나무들이 시원스레 뻣어 있고 길을 따라 들어서면 낮은 언덕에 하얗고 아담한 집이 바로 박물관이다. 뒷 마당의 정원에서는 멀리 하바나 시내가 한 눈에 보인다. 입장료 : 5CUC

헤밍웨이 박물관의 정원

헤밍웨이 박물관의 대나무, 낙서가 가득하다. 소원이 참 많다

헤밍웨이 박물관의 ‘헤밍웨이 침실

햇빛이 밝게 부서지던 헤밍웨이 박물관의 ‘헤밍웨이 침실

헤밍웨이가 즐겨타던 보트와 고양이 무덤
라 보데 기타 델 메디오 La Bodeguita del Medio : 헤밍웨이가 모히또를 즐겨마셨던 곳으로 올드 하바나에서 관광객이 제일 많이 찾는 바가 아닐까. 좁은 공간 벽에 빼곡한 낙서는 세월, 인종, 나이 그리고 언어 등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좁은 입구의 우측이 바이고 안쪽으로 미로처럼 식당이 있다. 바는 늘 모히또를 마시려는 사람들로 바 밖까지 줄이 늘어선다거나 밖에서 즐기며 춤을 추는 사람도 많다. 올드 하바나 대성당 광장에서 가깝다.

헤밍웨이가 즐겨 찾던 라 보데 기따 델 메디오

라 보데기따 델 메디오의 모히또. 이작은 한잔이 헤밍웨이를 추억하게 한다

라 보데기따 델 메디오의 바, 라이브 연주와 모히또가 있는 하바나의 밤은 달콤하다

라 보데기따 델 메디오의 바, 라이브 연주와 모히또가 있는 하바나의 밤은 달콤하다

라 보데기따 델 메디오의 저녁. 벽을 가득채운 낙서가 인상적이다
헤밍웨이의 방 : 헤밍웨이가 쿠바 여행 때 마다 즐겨 묵었던 호텔, 그중에서도 암보스 문도스 호텔 511호는 그의 방이다. 올드 하바나에 위치한 1930년대 지어진 호텔로 그를 위해 그의 신문기사와 유품의 일부를 전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 작은 방을 보러 줄을 선다. 창 밖으로 보이는 올드 하바나의 풍경이 참 예쁜 곳이다. 헤밍웨이가 가장 좋아했던 풍경이란다. 입장료 : 2CU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