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상세
매거진
모히또와 럼, 쿠바 칵테일 여행
공유하기
쿠바,
쿠바를 걷다, 담다, 사랑하다
-제 5편_모히또와 럼, 쿠바 칵테일 여행-
여행작가 김춘애
‘내 모히또는 라 보데기따 델 메디오에 있고 나의 다이끼리는 엘 플로리디따에 있다 My Mojito in La bodeguita, My daiquiri in El Floridita”. 유명한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그의 단골 바인 라 보데기따에 남긴 글이다. 이후 그의 모히또를 마시겠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하바나의 작은 바 라 보데기따 델 메디오로 몰리고 다시 또 발길을 돌려 엘 플로리디따엘 들른다. 럼을 베이스로 한 이 달콤하고 상큼한 칵테일 모히또, 쿠바는 모히또만 찾아 여행을 다녀도 충분히 재미있을 만큼 모히또 천국이다. 쿠바의 칵테일 여행, 떠나보자.
모히또, 그 달콤한 매력 속으로
헤밍웨이가 즐겨 마신 라 보데기따 델 메디오의 모히또
라 보데기따 델 메디오는 늘 줄이 길에 늘어진다. 헤밍웨이의 모히또를 맛보려 모여드는 관광객들이다. 대체 모히또가 머라고 이렇게 열광 할까. 질문이 무색하게 바에는 늘 20여개의 유리 컵이 다음 손님을 기다리고 금새 또 20여개의 새로운 잔으로 채워진다. 능숙한 솜씨로 정성 없이 만들어지는 모히또 임에도 마시는 사람은 그것에 열배는 의미를 담아 마시게 된다. 상큼한 맛이 살사 음악과 어우러지면 그것이 곧 ‘쿠바’의 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히또는 럼 베이스의 칵테일이다. 사탕수수로 설탕의 주 생산지였던 쿠바는 럼 또한 유명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 바카디 럼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862년 쿠바의 산티아고 데 쿠바이다. 혁명 이후 바카디가 떠난 자리를 지금 하바나 클럽 Havana Club 이 이어가고 있고 그 하바나 클럽과 함께 태어난 것이 바로 모히또, 다이끼리 그리고 쿠바 리브레 등의 칵테일이다. 쿠바에서는 하바나 클럽이 대표적인 럼으로 대부분의 칵테일에 이 럼을 사용한다.
왼쪽부터 쿠바 대표 칵테일, 모히또/
바 슬로피 조의 모히또. 맛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엘 찬츄예로의 다이끼리. 저렴하고 맛있어 최근 인기 있는 곳
모히또는 설탕, 라임 주스와 탄산, 럼 그리고 민트로 만들어지는데 쿠바에서는 예르바 부에나 Yerba Buena 라는 허브를 사용한다. 예르바 부에나가 럼, 설탕 그리고 라임과 어우러진 후 톡쏘는 탄산이 더해지면 새콤 달콤한 칵테일 모히또가 된다. 1년산부터 7년산까지 어떤 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격은 조금씩 달라진다. 헤밍웨이는 이 모히또를 마시며 우리에게 그 유명한 소설들을 선물했다. 그리고 쿠바에는 이 칵테일을 소개함으로 어마어마한 경제적인 효과까지 안겨 주었다. 헤밍웨이와 모히또는 이런 이유로 뗄 수 없는 관계다.
럼의 나라 쿠바, 변하는 쿠바
에밀리오 바카디는 1862년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처음으로 럼을 만들었다. 바카디 Vacadi 라는 이름의 럼이 시작이다. 이후 1959년 혁명 전까지 다양한 종류의 럼이 만들어졌고 럼은 쿠바를 대표하는 술이 되었다. 바카디가 럼을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은 산티아고 데 쿠바의 사탕수수 산업 덕이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하여 만드는 술의 일종인 럼을 바카디가에서 만들어 냈고 이후 럼은 아프리카 노예들에겐 아픔을 달래는 술로, 가진 자들에게는 여유를 즐기는 술이 되었다. 혁명 이후 바카디는 버뮤다로 모든 것을 옮겼고 이제 그 자리는 하바나 클럽이 지키고 있다. 하바나 클럽은 쿠바를 대표하는 럼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쿠바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개인 사업을 허가하기 시작하면서 쿠바에도 개인이 영업하는 식당과 바가 늘었다. 국영 레스토랑의 다양하지 못한 메뉴, 불친절과 특별하지 않은 서비스가 이제 젊고 활기참으로 바뀌고 있다. 하바나 뿐 아니라 지방 도시에도 바텐더는 점점 어려지고 서비스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열정과 젊음을 가득 담아 내 놓은 맛있는 칵테일 한 잔은 새로운 변화의 맛이기도 하다.
쿠바의 다양한 칵테일
다이끼리 Diquiri
헤밍웨이가 낚시 후 즐겨 간 꼬히마르의 라 테라싸 다이끼리
비냘레스의 새로 운 바 라 꾸엔까의 다이끼리
민트 예르바 부에나가 곁들여진 다이끼리
민트 예르바 부에나가 곁들여진 다이끼리
다이끼리는 얼음을 갈아 슬러시처럼 만든 칵테일로 시원함과 달콤함이 매력적이다. 메잉웨이가 사랑한 또 하나의 칵테일 다이끼리는 모히또 다음으로 인기 있는 쿠바의 대표 칵테일이다. 역시나 럼 베이스의 칵테일이다. 하바나 클럽의 삼각형 칵테일 잔에 담긴 하얀색의 다이끼리는 쿠바의 찌는 듯한 더위를 식혀주는데 그만이다. 술이 있어 살짝 취기가 돌 정도지만 그 맛에 마시는 술이 아니던가. 오늘도 하바나의 바 엘 플로리디다 El Floridita 는 헤밍웨이의 그 다이끼리를 찾아 온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찬다.
피냐 콜라다 Pina Colada
럼에 파인애플과 코코넛을 넣어 만드는 달콤한 칵테일이다. 상큼함 보다 달콤함과 시원한 맛으로 푸에도리코에서 처음 만들어진 칵테일이다. 지금은 쿠바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인기 칵테일로 하바나 클럽과 함께 관광객을 유혹한다.
바 라 꾸엔까의 피냐 콜라다
올드 하바나의 작은 핏자집의 피냐 콜라다
쿠바 리브레 Cuba Libre
쿠바의 대표 럼과 미국의 대표 콜라가 만났다. 상극의 두 나라가 만나 만들어진 이름이 쿠바 리브레라니. 쿠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될 당시 ‘쿠바의 자유’를 외치던 시민들의 구호가 이름이 되었다는 이야기와, 미국인들이 쿠바인을 위해 만든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어쨌든 럼과 콜라가 라임과 만나 시원하고 톡 쏘는 칵테일이 되었으니 그 이름, 쿠바 리브레다. 쉽게 만들 수 있고 의미 있는 칵테일이다 보니 쿠바에 가면 꼭 한번 마셔볼 것 중 하나다.
쿠바의 럼으로 만든 다양한 칵테일들
혁명 박물관 안에 있는 작은 바의 리모나다 쿠바따
다양한 칵테일이 놓여있는 테이블
럼에 레몬 그리고 예르바 부에나가 잘 어우러진 칵테일
까마구에이의 어느 바의 칵테일
이 외에는 쿠바에는 라임과 럼을 이용한 다양한 칵테일이 많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쿠바의 더운 날씨에 잘 어울린다.
여행 Tip
하바나 클럽: 하바나의 올드 하바나에는 하바나 클럽의 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내부에서는 공정별로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럼의 제조 과정을 볼 수 있고 작은 미니어처로 만들어진 공장을 실제 공장처럼 재미와 이해를 돕는다. 여행 후 선물이나 기념용으로 하바나 클럽 럼을 사는 것도 좋다. 우리나라에서 약 8만원하는 7년산을 약 7CUC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럼 박물관 Museo de Ron 입장료 8CUC
쿠바의 대표 럼 하바나 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