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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청춘을 항해하다 - 청춘 항해 일지 #8 투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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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캐논 청춘 항해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사진작가 임수민입니다.
오늘도 태평양 섬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드리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항해 중에 친구들과 연락을 할 때 어떤 섬을 갔었다고 하면
"그 섬은 어때? 이뻐?"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데요.
사실 이럴 때마다 입이 아프게 자랑을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울창한 야자수 나무와 투명한 바닷물, 그 속을 헤엄치는 알록달록 물고기들이 있는 태평양의 섬들.
특히나 작은 섬들은 인구가 많지 않고 개발도 되지 않아 자연 고유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요.
그렇게 아름다운 섬들이 사실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 항해 일지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높아지는 해수면에 조금씩 잠기고 있는 슬픈 나라,
투발루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항해일지 #8 투발루
작고 아름다운 섬, 투발루로 가요
행복한 나날을 보냈던 사모아 제도를 뒤로 한채 저희는 다시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몇 번의 섬을 가보니 섬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섬은 어떤 섬인지 선장님께 여쭤봤더니 선장님께서
"지금 가면 다시는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섬"이라고 하셨습니다.
선장님의 의미심장한 말을 마음에 담고 간 다음 목적지는
남태평양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도서 국가 투발루입니다 :D
벌써부터 어떤 섬일지 너무 궁금했는데요.
드디어 도착한 투발루! 배에서 봐도 섬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작은 섬이었는데요.
투발루는 엘리스 제도라고 하는 9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로 정식 명칭은 투발루 왕국이라고 합니다.
9개의 섬 중에 사람이 거주하는 곳은 8개라고 해서 투발루어로 8개의 집단을 뜻하는 투발루(Tuvalu)가 나라의 이름이 됐다죠!
연평균 기온이 29도나 되는 투발루는 더운 기후 덕분에 야자, 바나나 등 열대나무가 무성하다고 하는데
정말 섬을 가득 메운 야자나무들이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네요!
사진만 봐도 투발루가 얼마나 작은 지 알 수 있는데요.
섬들은 서울-부산 거리보다 먼 600km에 걸쳐 펼쳐져 있지만 면적을 다 합쳐도 고작 26km²로
우리나라 남해안의 외나로도만 한 크기입니다.
인구도 11,500여 명의 소국으로 제 키만큼 아담한 나라네요 :D
하지만 넓은 면적의 바다에 많은 인구가 살지 않다 보니 받는 말 그대로 투명한데요!
투명한 바닷물을 보자마자 수영을 하고 싶은 마음에 바로 점프☆
수영을 하고 섬까지 다 와가는데 갑자기 요트가 움직이고 있는 거 있죠?
멀리서 선장님이 손을 흔드는데 저도 덩달아 손을 흔들었습니다.
어차피 저를 두고 갈 만큼 선장님이 못된 분은 아니란 걸 알거든요~
오토바이로 30분이면 뚝딱!
보기만 해도 어질어질한 이 움짤은 투발루의 가장 큰 섬 푸나푸티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촬영한 영상인데요.
가장 큰 섬인 푸나푸티조차 오토바이를 타고 30분이면 섬 전체를 돌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면서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어쩌면 서로 얼굴은 다 알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한국에선 흔히 세 다리 건너면 다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는 아마 두 다리만 건너도 다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이왕 섬에 왔으니 스트리트 포토도 빠질 수 없죠!
가장 재미있던 사진은 이 사진이었는데요. 저도 현지인 분도 달리는 오토바이 위였는데
정말 정확하게 제 카메라의 렌즈를 보고 계셨더라고요~ 참으로 대단하신 분이었습니다 :)
그렇게 달리다가 섬 끝에 있는 작은 야자나무가 가득한 모래사장에 도착했는데요.
사진만 봐도 너무 평화롭지 않나요? 특히 모든 아기들은 이쁘다더니
야자수도 아직 아기라서 그런지 귀엽더라고요♡ 저만의 취향인가요?
때마침 바람도 심하지 않아서 크루들과 여기에서 푹 쉬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모래사장 위에서 크루들과 한참을 떠들다 보니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더라고요.
한참을 떠들어 목이 마른 크루들을 위해 해변에 있는 야자나무를 올랐습니다!
완벽하게 올라서 야자수를 던지는 저의 모습, 참 멋있죠~☆
그런데 이 멋진 장면 뒤에서 크루들이 저에게 뭐라고 소리쳤는지 아세요?
다들 "떨어져~" "떨어져라!" 하면서 떨어지는 저를 놀릴 생각만 하고 있지 뭐예요 ^^
다 야자열매로 뚝배기를 확 깨버릴까 보다 :D
이제는 사라지는 섬, 투발루
해변에 앉아서 얘기를 하다가 문득 선장님이 섬에 오시기 전에 하신
"지금 가면 다시는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섬"의 의미를 여쭤봤는데요.
사실 투발루는 이미 2001년에 국토 포기 선언을 한 상태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형이 평평해 평균 해발고도가 3m에 불과하고 가장 높은 곳도 5m를 넘지 않는 투발루.
특별한 방법이 제시되지 않는 이상 해수면 상승으로 투발루가 잠길 날이 머지않다고 합니다.
이렇게 투명한 바닷물에, 아름다운 야자나무가 가득한 섬이 곧 바닷속으로 사라진다고 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저보다 이곳에 사시는 분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이곳의 주민들도 하나둘 이민을 떠나기 시작했는데요.
다행히도 2002년 뉴질랜드에서 이민 쿼터를 수용하여 순차적으로 이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생을 살아온 집을 뒤로한 사람들의 아픈 마음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겠네요.
길을 걷는 저 아이는 자기가 태어난 섬이 조만간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프긴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요.
막상 환경 오염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들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더 실감이 나더라고요.
그러면서 동시에 이제껏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진지하게 무엇을 한 적이 있었나 생각을 했는데
부끄럽게도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구온난화를 초래한 것은 이 작은 섬의 꼬마들이 아니라
도시에서 지내는 기계과 기술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일 텐데 말이죠.
정말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매일 조심하고 행동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하루였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환경을 지키는데 노력하겠다고 약속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다음으로 바닷속으로 잠길 수 있는 게 우리나라일 수도 있으니까요.
<청춘 항해 일지 #8 투발루>는 여기까지!
이제까지 항해 일지 중 가장 무겁고 진중한 일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여러 섬을 가서 다른 섬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도 생각했지만
투발루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여러분에게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어요!
그래도 계속 청춘 항해 일지가 계속 진중하게 갈 수는 없죠!
어느덧 여덟 번째 항해 일지가 지나고 단 두 개의 항해 일지만이 남았는데요.
다음 항해 일지는 가장 재미있었고 여러분도 흥미진진하게 보실 수 있는 "낚시 편"으로 돌아올 테니
다음 주 금요일에 청춘 항해 아홉 번째 이야기, 많은 기대 바랍니다♡
그럼 다음 주 금요일 다시 만나요! Ci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