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의 방향이나 밝기에 따라 같은 피사체를 찍어도 사진마다 담기는 느낌이 모두 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의 개성이 담길 수 있는데요.

오늘 캐논 블로그에서 소개할 포토콘서트의 주인공은 바로 아름다운 빛을 담아 한 폭의 그림 같은 사진을 찍는 '정연주' 님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정연주 님이 빛으로 그린 그림을 함께 확인하실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향 군산에서 좋은 스승님과 사진가들을 만나 사우회 ‘라소그라피’에서 사진 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는 정연주라고 합니다. 처음 인스타그램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 잘못 온 메시지라고 생각해 다시 확인을 했을 정도로 깜짝 놀랐습니다. 내가 해도 되나 싶었는데 부담 갖지 말고 진정성 있게 하면 된다는 답장에 용기 내어 이렇게 캐논 포토 콘서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읽었던 '브루스 반바움' 작가의 '사진의 본질 바라보기'에서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가능성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찾으려 노력하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저도 기회를 찾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몇 년 전 캐논 7D와 24-70 렌즈로 사진을 시작한 후 5D Mark 2를 거쳐 현재는 5D Mark 3, 필름 카메라 5D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처음 카메라를 사고는 회사에 갈 때도 쉴 때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항상 가지고 다니며 뭐라도 찍고 다녔습니다. 그러는 저를 보며 지인들은 '그런 무거운 것을 들고 어떻게 그렇게 다니느냐, 사진에 정말 미쳤다'라고는 했었죠(사진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이런 말들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때의 저는 정말 카메라에 대해 하나도 몰랐지만 참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마음이 해이해질 때마다 그 초심을 잊지 말자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저는 사진을 찍지 않을 때나 슬럼프가 왔을 때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보거나 사진 관련 책을 포함한 많은 책을 읽습니다. 책을 읽으면 마음을 다스리기에 좋고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가만히 서서 햇빛과 바람, 주변의 소리를 느끼는 것도 슬럼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하지요. 저의 이번 사진 컨셉이 바로 ‘빛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제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들을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는 한 사람들의 감성을 포근히 감싸 안아주고, 마음을 이끌어내는 사진을 찍고 싶어요. 그렇게 애썼던 시간들의 기록, 시작합니다 ^-^

봄비 오던 날 | Canon EOS 5D Mark III | EF 70-200mm f/2.8L IS II USM | F3.5 | 1/600sec | ISO400 | 125mm

봄비 오던 날, 사랑이 가득한 카페에서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날이 밝았다면 이런 색감과 분위기는 나오지 않았을 테지요. 봄비는 다른 계절에 내리는 비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봄봄봄 | Canon EOS 5D Mark III | EF 24-70mm f/2.8L USM | F2.8 | 1/320sec | ISO100 | 70mm

봄이 오는 소리를 화면에 담고 싶었습니다. 새싹이 움 트는 시기에 나무가 희뿌연 해지는 느낌을 더욱 극대화하여 화면에 옮기면서 아직은 여린 미래의 나뭇잎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중독 | Canon EOS 5D Mark II | EF 70-200mm f/2.8L IS II USM | F5.6 | 1/80sec | ISO100 | 200mm | 2컷 다중촬영

한 번 중독되면 나오지 못하는 각자의 무엇. 붉은 5월의 양귀비를 찍는 것은 저에게 그런 것들 중에 하나입니다.

필연 | Canon EOS 5D Mark II | EF 70-200mm f/2.8L IS II USM | F8.0 | 1/100sec | ISO200 | 200mm

봄이 되어 싹이 나고, 잎이 지고. 나무는 다시 새봄을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이 힘들게 느껴지면서 대견하게도 느껴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붉게 머물다 - 留紅 | Canon EOS 5D Mark II | EF 24-70mm f/2.8L USM | F2.8 | 1/320sec | ISO100 | 70mm

스쳐 지나갈 수 있는 길가의 꽃도 저의 프레임에서는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줄기는 뜨거운 여름 햇빛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감성조각 – 흐르는 마음 | Canon EOS 5D Mark III | EF 16-35mm f/2.8L III USM | F3.2 | 1/60sec | ISO2500 | 35mm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우리네 마음들. 흘러 흘러 어디론가 흩어지겠지요.

별무리 | Canon EOS 5D Mark III | EF 70-200mm f/2.8L IS II USM | F25.0 | 1/800sec | ISO200 | 150mm

호수에 비친 햇빛이 반짝반짝, 별 무리가 떨어진 듯 아름다웠습니다. 별을 담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는 태양 | Canon EOS 7D | EF 24-70mm f/2.8L USM | F4.5 | 1/6400sec | ISO100 | 63mm

여름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가을을 맞이하는 태양은 이젠 자신의 공간이 작아짐을 슬퍼합니다.

하늘하늘 | Canon EOS 5D Mark III | EF 70-200mm f/2.8L IS II USM | F3.2 | 1/200sec | ISO400 | 200mm

새색시 치마 같은 코스모스를 보면 울 엄마가 생각납니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기 때문이에요.

그리움 | Canon EOS 5D Mark III | EF 70-200mm f/2.8L IS II USM | F11.0 | 1/250sec | ISO400 | 120mm

바닷가에 쓸쓸히 남겨진 이는 그리움에 사무칩니다.

정오 | CANON EOS 5

앨리스와 토끼가 뛰어 들어갈 것 같은 창문 그림자. 제가 정기적으로 필름 카메라를 잡는 이유는 쉽게 셔터를 누를 수 없고 바로 이미지를 확인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디지털카메라에 익숙해진 손과 마음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어 줍니다.

한 마리 | CANON EOS 5

하늘을 바라보면 우리가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됩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좋은 피사체들은 어디에나 있는 것 같아요.

Falling Snow | Canon EOS 5D Mark II | EF 70-200mm f/2.8L IS II USM | F4.5 | 1/250sec | ISO400 | 200mm

차가운 겨울과 어울리지 않게 서로 보듬고 있는 눈송이들이 따스했습니다.

감성조각 – 겨울 단편 2 | Canon EOS 5D Mark III | EF 24-70mm f/2.8L USM | F2.8 | 1/160sec | ISO2000 | 58mm

얼어붙은 눈이 녹기 시작하는 차 안의 온도. 창문 넘어 빛이 희망을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단편처럼요.

빛나던 너 | Canon EOS 5D Mark III | EF 24-70mm f/2.8L USM | F2.8 | 1/640sec | ISO400 | 54mm

겨울과 봄 어디에선가, 노을빛에 빛나던 사람.

행복해 | Canon EOS 5D Mark III | EF 24-70mm f/2.8L USM | F4.0 | 1/160sec | ISO400 | 52mm

거실에 들어오는 햇살을 받으며 노는 조카와 쿠냥이의 시간. 조카는 쿠냥이를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여러분은 이 사진들을 보고 어떤 감정이 느껴지셨나요? 찍을 때는 제 감정을 투영했지만 보는 마음들에 따라 수많은 감정들이 떠오르기를 바랍니다. 요즘 제가 흥미를 느끼고 공부하고 있는 조명을 이용한 촬영 사진을 끝으로 저의 ‘작은 사진 전시회’를 마칠까 합니다. 자연광뿐만 아니라 인공조명을 이용한 다양한 연출사진은 또 다른 사진의 즐거움을 주었으며, 사진적인 시각을 폭넓게 해주었습니다.

색소포니스트 SJ | Canon EOS 5D Mark III

지속광, 순간광, 라이트 페인팅을 활용한 모델 촬영.
     
포토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사진을 즐기고 있는가’라는 점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일상 속에서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세요 ^-^

여기까지 정연주 님의 포토콘서트 "빛으로 그린 그림"을 감상하였습니다. 카메라로 담아 더 감성적인 일상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이외에도 정연주 님의 다양한 사진을 더 보고 싶다면 SNS를 방문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