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사진은 많은 대중들에게 보이는 만큼 그들이 원하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패션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도 트렌드를 꾸준히 관찰하고 변화를 파악해야 하는데요.

오늘은 패션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홍장현 작가님을 만나보려 합니다.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하고 클래식한 사진에 젊은 감성을 섞는 사진가, 한국뿐 아니라 해외 매거진까지 끊임없이 도전하는 홍장현 작가님의 이야기를 확인해보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03년부터 포토그래퍼로 활동한 패션 사진가 홍장현입니다. 잡지 표지, 모델 촬영, 앨범 촬영 등 상업 사진을 주로 촬영하고 있습니다.

송혜교 씨, 이효리 씨, 빅뱅, BTS 등 다양한 유명인들과도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사진과를 가보라고 추천을 하셔서 사진을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사진을 좋아서 시작한 사람은 아니죠.

대학교 입시를 준비할 때도 패션 사진가 하면 멋있겠다 정도였던 것 같고, 군대에 가기 전까지도 사진을 직업으로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러다 군대에서 제 삶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고 제대를 한 이후론 조금 진지하게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아버지가 사진과를 추천한 이유는 아버지께서 미술이나 음악, 사진 같은 걸 좋아하셨는데 당신께서 하실 수 없었던 아쉬움이 반영되었던 것 같아요.

해외 촬영이 많았던 예전과 달리 코로나 전후로 작업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요?

2019.10 MARIE CLAIRE 정호연

서울에서 하는 일이야 사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차이는 크게 없습니다. 항상 많아요.

오히려, 코로나 시기와 BTS 등 한국 셀러브리티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증가하는 시기가 맞물려 기회가 된 부분도 있습니다.

최근 촬영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BTS 사진을 생각했을 때, 만약 BTS가 미국에 있었다면 저에게 촬영 의뢰가 왔을까 싶어요.

BTS가 한국에 있고, 괜찮은 한국 포토그래퍼를 찾던 중 제가 선택이 된 것이죠.

촬영은 한국에서 하고 온라인 화상 회의를 통해 함께 사진을 보는 식으로 작업했습니다. 근래 작업한 글로벌 브랜드 광고 사진 촬영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클라이언트가 오지 않으니 저희끼리 더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는 장점도 있지만,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부분을 더 고민해서 채워줘야 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작업에서 필요한 영감은 어디서 어떻게 얻는지 궁금합니다.

변화의 속도가 정말 빠른 패션 분야에서 트렌드를 어떻게 파악하는지 비법이 있나요?

2019.09 BAZAAR CAROLINE MURPHY

사실 트렌드를 따로 공부하진 않습니다. 제가 일을 하는 현장에서 트렌드의 변화를 충분히 캐치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올 시즌에 새롭게 나온 옷들만 봐도 올해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죠.

누군가는 시를 읽거나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는 경우도 있겠지만,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저에게 영감을 주는 것 같아요.

영감이란 단어 자체를 썩 좋아하진 않는데, 결국 내가 어떻게 살고 무엇을 보고 사는가에 따라서 내가 가지고 있는 소스들이 많아지고 그게 현장에 툭툭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동안 사진을 찍으면서 많은 변화를 느낍니다.

근래 들어 보다 젊은 감각의 사진이 대세를 이루고, 필름 사진에 대한 선호도도 다시 높아졌습니다.

이런 흐름의 이유를 파악하고 시대 공감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상업 사진이지만 사진작가라는 타이틀이 붙는 것은 아티스트적인 부분을 인정한다는 것인데,

이를 인정받기 위해선 시대 공감을 하여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패션 사진의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020.10 YK EDITION 박태민

Youth라는 단어면 모두 공감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10년 전쯤부터 Youth라는 트렌드로 수많은 작가들이 사진을 찍었는데 이때가 사진 트렌드가 크게 변하는 변곡점이었다 생각합니다.

새롭게 사진을 찍는 분들에게 클래식한 사진은 이미 옛이야기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생각을 가진 신인 작가들과 기성 작가들이 공존하는 시대인 거죠.

뭐가 맞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저는 클래식한 사진을 배운 사람으로서 클래식의 가치는 불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트렌드 혹은 스타일을 클래식한 제 사진에 어떻게 접목해서 보여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홍장현 작가님이 생각하는 패션 사진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2012.03 w NY

사진작가는 셔터만 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어떤 스토리를 담을 것인지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선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선택은 매우 중요한데요. 예를 들어 주제나 장소가 정말 좋은 반면, 헤어스타일 혹은 신발 하나 선택을 잘못하게 되면 그 사진은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수많은 에디터와 어떤 장소와 콘셉트로 무슨 의상을 입힐지 상의하고 결정합니다.

그 후 어시스턴트들과 조명은 어떻게 할지, 어떤 사진을 A컷으로 선택하고 어떻게 보정할지 이야기하고 선택합니다.

결국 한 작업에 수많은 결정 사항이 제게 달려 있기 때문에 수많은 선택지를 현명하게 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에 대한 작가님만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사진 철학이 아니라 일에 대한 철학일 수 있는데, 사실 저에게 돈을 주고 사진을 의뢰했다면 제 사진이 좋아서 저의 능력을 산 것인데,

작업 현장에서 클라이언트가 즉흥적으로 개입하여 끌고 가려는 경우가 있어요.

상업 촬영에서 클라이언트의 의견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서로 협의를 하면 되는데 미리 계획하고 준비된 것 이상의 요구로 제가 의도한 사진을 촬영하지 못할 땐

저와 팀의 능력을 온전하게 제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굉장히 불편한 마음이 됩니다.

저를 선택해 주신 이상 저는 제 사진을 드리고 싶어요.

패션 화보의 경우 포토그래퍼뿐 아니라 모델, 스타일리스트, 에디터 등 함께 만들어내는 종합 예술처럼 보입니다.

많은 분들과 협업을 진행하는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사실 어릴 땐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라는 오만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헤어스타일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만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는데요. 요새는 헤어 스타일리스트에게 “내가 원하는 것은 이런 느낌인데, 당신은 어떤 아트를 보여줄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합니다.

어떻게 보면 숙제를 내주는 사람이 돼서 불편할 수도 있겠죠. 남들은 이런 스타일로 해줘 하면 끝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저랑 촬영하면 준비를 많이 해오는 친구도 많고 그걸 즐거워하는 사람도 있고 불편한 사람도 있겠지만, 같이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보다 그 분야에 더 많은 지식과 기술을 가지신 분이니까요. 저도 그분들의 능력을 사고 싶은 거죠. 좋은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 나눠 갖자는 생각입니다.

그러면 프리 프로덕션 시간이 꽤 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사실 해외 활동을 하면서 많이 느끼고 배운 부분인데요. 프랑스에 누메로라는 매거진이 있습니다.

이 매거진의 독특한 점은 예산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모델을 데려오고 싶다면 그 돈도 포토그래퍼가 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그 매거진에 사진을 싣고 싶은 사람이 정말 많죠. 또 그 누메로 매거진의 독특한 점은 콘셉트부터 레이아웃, 셀렉을 모두 포토그래퍼가 합니다.

저도 그 매거진에 제 사진을 소개하고 싶어 주제를 정하고 시안을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고 즐기다 보니 한국에 돌아와서 누가 정해 준 대로 사진을 찍는 것은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후로는 촬영 의뢰가 들어와도 제가 제 나름 해석을 하고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광고 촬영 클라이언트도 대행사를 쓰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저희가 촬영할 사진을 저희가 기획하고 시안을 만들고 사진을 촬영하니 결과물이 좋게 나오는 것 같아요. 선순환이죠.

국내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독특하다고 하지만 사실 굉장히 합리적이며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 개인 사진전 <아는 사람>을 열었는데, 이후 전시회 계획이 있으신가요?

사실 <아는 사람> 전시는 제가 시작한 기획이 아니었습니다. 이후로도 전시나 출판 의뢰를 꽤 받아 받는데, 그때마다 제 아카이브들을 쭉 돌아보잖아요.

그러나 스스로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느끼기에 전시는 아무래도 이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인 아티스트들도 보면 20~30년 활동하다가 첫 전시를 하시는 분들도 있잖아요.

아직 제 사진을 완성하지 않았는데 전시를 하고 책을 내는 것은 오만하고 낯간지러운 것 같아서요. 저는 아직 신나게 달리고 싶은? 더 다양한 사진을 찍어보고 싶습니다.

작품 활동 시 주로 사용하는 카메라는 무엇인가요?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기계치라서 제품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제가 왜 EOS 5D Mark IV, EOS-1D X Mark II, EOS R5를 쓰는지 기술적으로 설명하라고 하면 저는 못합니다.

저는 개발자나 엔지니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분들이 만든 훌륭한 제품을 제가 어떻게 컨트롤할 건지를 사용할 건지를 고민하는 직업이죠. 설명하긴 힘들지만 저는 캐논이 좋아요.

패션 사진 촬영 시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EOS R5를 받아 사용해보고 바로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AF 성능이 정말 좋더라고요.

사실 저에게 연사 속도가 빠르다거나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연사로 사진을 찍고 그중에 하나 잘 나온 사진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은 없거든요.

이번엔 AF 성능이 눈에 띄게 좋아져서 사용하기 정말 좋더라고요.

패션 사진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사진가가 되기 위한 노하우 혹은 조언 부탁 드립니다.

2012.08 VOGUE LARA STONE

패션 사진가라고 하면 예전에는 대학을 나오고,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턴트를 하고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일을 시작하는 이런 정통적인 코스가 많았어요.

우리가 아는 사진작가 중에 어시스턴트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거예요. 해외도 비슷한 시스템이고요.

그런데 지금은 인스타그램이란 매체가 생기면서, 사진과 학생들도 인스타그램에서 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그들과 이야기해보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상업 사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것도 새로운 길이긴 하나, 결국 상업 사진을 한다는 목표가 있다면 스튜디오에서 일하며 현장의 지식과 시스템을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업 사진작가가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 정통의 길을 걷는 것도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논 마스터즈가 말하는 “캐논카메라”는?

저에게는 공기? 밥? 같이 없으면 못 사는 것 같아요.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 다른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캐논 마스터즈라서 캐논을 쓰는 것이 아니라 캐논이라서 마스터즈가 되길 승낙한 것 같아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상업사진이란 일의 특성상 어떤 일을 해야 한다 계획을 하고 일을 한 적이 없어요. 다만 들어오는 일을 계속하면서 작가로서 어떻게 이 일을 계속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해나가야죠.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해외 활동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해외는 나이의 제약이 있지 않아요. 한국에선 제가 선생님 소리를 듣지만 해외에선 제가 신인 작가거든요.

그곳에서 들었던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건, 저에게 Young generation이라며 “다음 세대는 너네 세대잖아.”라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저의 50, 60대를 기대해 주는 곳이죠. 그렇기 때문에 얼른 나가고 싶네요.

솔직히 국내에선 돈도 벌고 대접 아닌 대접도 받지만 해외에 나가면 그런 건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해외 활동을 통해 낯선 환경에서 새롭게 도전하면서 받을 수 있는 에너지가 있고 그 에너지를 통해 한국에서도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어서 계속 해외 활동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국내와 해외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것이 꿈이고 그렇게 살 예정입니다.

하와이에서 1년간의 안식년을 보내고 오신 적이 있는데, 또 다른 안식년도 계획 중이신지 궁금합니다.

사실 하와이도 미리 계획을 세우고 떠난 것이 아닙니다. 10년 넘게 정말 열심히 살아오니 어느 순간 번아웃이 되더라고요.

그 시절엔 은퇴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달고 살았는데,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일을 이런 이유로 그만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그걸 극복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쉼이더라고요.

나중에 또다시 휴식이 필요한 순간이 올 수 있겠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또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캐논 마스터즈(CANON MASTERS)란?

위 이미지 클릭 시 캐논 마스터즈 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캐논 마스터즈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국내 사진 및 영상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들을 선정하여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후원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캐논 마스터즈는 대표적인 캐논 유저이자 오피니언 리더로서 제품 관련 의견을 제공하고, 캐논 제품을 활용해 다양한 사진 및 영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캐논 마스터즈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