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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다큐멘터리 포토그래퍼, 이종렬 작가를 만나다! [캐논 마스터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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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다큐멘터리 뿐만 아니라 어떤 사진이든, 피사체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캐논 마스터즈 이종렬 사진 작가.
그는 그 말을 증명하듯 20여년이라는 세월 동안 저어새를 사진으로 기록해왔는데요.
캐논 카메라와,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고 있는 이종렬 작가의 사진에 대한 철학과 생태, 조류 사진 촬영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자연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종렬 입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 야생동물의 이야기 등 다큐멘터리 작업을 토대로 한 다양한 기록 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이종렬 입니다.
신문사에서 17년 동안 사진 기자로 활동했고, 2006년 이후 프리랜스 사진기자로 일하며
기관과 지자체의 기록 사진집, 브로슈어나 책자의 사진 작업을 하고, 자연 다큐멘터리 기사를 써 기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자연 다큐멘터리 전문 사진가로 활동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원래 사진 기자로 일할 때도 10년 정도만 일하고 이후에는 사진가의 삶을 살자고 생각했었어요.
다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기자로서 취재를 다니는 것 보다 ‘저 새는 여기에 왜 날아왔을까?’ 그 새의 생태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죠.
그 때부터 신문사에 들어오는 여러 가지 자연환경에 관련된 책들을 미친 듯이 읽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국회 도서관에서 다양한 생태 논문도 찾아보고, 학회나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하면서 생태에 대해서 파고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을 사진으로 담으면서 받았던 개인적인 감동을 사람들에게, 특히 외국에 우리나라의 자연도 충분히 소개하고 싶었던 생각도 있었어요.
그래서 매거진 중 텍스트가 한영으로 동시에 게재되는 매체들에 주로 원고를 기고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같은 기내지에 기사를 많이 쓰고자 했죠.
생태 환경을 담으며 가장 의미 있었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저에게 가장 큰 의미를 준 새는 ‘저어새(black-faced spoonbill)’ 입니다.
천연기념물 제205호이자 멸종위기등급 ‘위기(EN)’ 등급의 이 새를
거의 20여년 동안 관련 연구자 및 NGO 분들과 함께 관찰하고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저어새
저어새를 취재하면서 이달의 기자상 등 여러 특종상을 받기도 했지만, 취재 과정에서 안타까운 장면을 많이 봤어요.
처음 취재할 때 거의 500여 마리 정도가 남아있던 상태라 이 새의 멸종이 정말 가깝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이 새가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나라도 기록해둬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해오던 취재가 어느새 20년을 이어오게 된 거죠.
저어새가 이제는 거의 5천 마리 가까이 되는데, 지금만큼 오기까지 제 지분이 50%는 있지 않을까요..? 하하.
20년 동안 저어새를 기록하면서 특히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경제적, 시간적 고통이 좀 있었죠. 제가 저어새를 20년 정도 촬영하고 지금은 이 새의 기록을 정리하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요.
시간에 비해서 실제 결과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접근성이 좋지가 않거든요.
저어새는 대부분 서해 해상 DMZ 인근 무인도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고 그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려웠어요.
한 번 취재를 가려면 국방부 등 약 7개 관계 기관에 허가와 협조를 받아야 했는데, 기자라는 신분이 이 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자연 다큐멘터리 사진을 촬영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저와 같은 경우에는 우선 제 감성을 자극하는 것들을 우선시 해서 대상을 선택해요.
저한테 개인적인 의미를 지녔거나 사회나 지역의 관심 종, 특히 멸종 위기에 빠져 잇는 새들이나 재미 있는 생태를 가진 그런 동물들 말이죠.
인물 사진이든, 생태 사진이든, 결국엔 대상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좋은 사진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촬영지에 가면 새를 찍기 전에 그 새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어야 사진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저는 촬영 전에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할 정도로 그 대상에 빠져들거든요.
그러다 보면 꿈을 자꾸 꾸는데, 꿈속에서 본 장면을 나도 찍어봐야겠다… 할 정도로 촬영 전에 그 대상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그리고 촬영을 하기 전 그 대상이 서식하는 주변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요.
그래서 작업 초기엔 촬영보다 서식지의 환경, 일출/일몰 방위각, 서식 종, 그들의 활동 반경과 패턴 등을 파악하고 적절한 촬영 장소를 찾는 것에 주력합니다.
그리고 어떤 장면을 촬영해야겠다고 생각이 들면 그 촬영을 위한 준비를 하는데,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과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예전에 안산시 대송습지 사진집 작업을 할 때는 호수의 작은 바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비박용 모터보트를 이용해 촬영도 하고,
지역 어민의 도움을 받아 작은 어선을 빌려 직접 운행하며 촬영을 하곤 했어요.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할 때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시나요?
저는 사진을 프린트하고 전시하는 경우가 많아서 하드하고 강한 느낌 보다는 세밀하고 부드러운 톤이 잘 사는 사진을 좋아합니다.
그런 점에서 캐논의 발색과 디테일은 저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고, 지금까지도 만족스런 작업을 하고 있어요.
촬영을 나가면 보통 3~4대의 카메라를 사용하는데요. 메인 카메라로 EOS 5DsR을 주로 사용하고
EOS 5D Mark 4, EOS 5D Mark 3를 보조 카메라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캐논 CPS를 통해서 EOS R5를 사용할 기회가 있었는데, 사용하는 내내 웃음이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어? 이거 왜 이렇게 편해? 동영상 작업에 최적화된 카메라가 나왔구나!’
지난번 아카데미 강의 시작 전에 보여드린 두루미 영상이 모두 R5로 촬영된 영상인데요.
동영상 촬영이 많아진 최근 작업에서 EOS R5의 편리성과 반응성이 정말 크게 와 닿더라고요.
EOS R5로 촬영한 두루미
또 많은 촬영 장비와 조명 등 보조 장비를 가지고 다니는 프로 사진가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가벼워진 무게가 정말 매력적이고 고맙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R시리즈는 저 같은 시니어한테는 진짜 고마운 카메라죠. 작아진 크기에 고화질까지… 정말 만족스러워요.
그래서 오늘 인터뷰 하기 직전에 여기 캐논 플렉스에서 바로 구매했어요. 진짜로요. 하하.
이제 R5가 메인 카메라가 되었으니 다양한 작업을 시도할 듯 합니다.
작가님이 주로 사용하는 렌즈도 궁금합니다.
자연 다큐 작업을 할 때는 장비의 내구성이 정말 중요해요.
제 촬영 환경이 그렇기도 하지만 제가 장비를 정말 험하게 쓰거든요. 한 번 촬영을 가면 옷을 3벌은 거의 버린다고 봐야 돼요.
이렇듯 제가 하는 작업이 고온과 저온의 극한 환경, 습도가 높은 습지와 바닷가 작업을 많이 하는 탓에, 줌렌즈보다 단렌즈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단렌즈는 극한 온도와 습도에 좀더 내구성이 좋고 탁월한 해상력을 가지고 있죠.
망원렌즈는 EF600mm와 EF800mm 단렌즈를 사용하고, EF35mm F1.4 렌즈를 특히 애용합니다.
제가 촬영한 풍경 속의 새 사진들은 이 렌즈로 많이 담았어요.
저조도 촬영 시 암부의 자연스러움과 해상력, 그리고 탁월한 밝기로 셔터 스피드의 한계를 극복해 제겐 마법과도 같은 렌즈죠.
(왼쪽) 35mm | (오른쪽) 50mm
그 외에 180mm 마이크로 렌즈도 자주 사용합니다.
또 고가의 ED렌즈 뿐만 아니라 보급형 35mm F2, 50mm F1.4 단렌즈도 탁월한 해상력을 보여줘서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자연 다큐멘터리 촬영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우선 카메라와 렌즈를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매뉴얼 북을 통해 카메라 바디의 기능과 각 기능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연습하여, 상황에 따라 적절히 그 기능을 사용해야 하는 거죠.
저도 카메라가 바뀌면 한동안 매뉴얼을 보면서 그 카메라의 기능을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드립니다.
지난번에 빌려서 썼을 땐 급하게 촬영하느라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는데, 이제 온전히 제 카메라가 됐으니 한동안 EOS R5 매뉴얼을 정독하려고 해요.
렌즈의 경우 상황에 따른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별히 팁이라고 할 수 없지만 늘 정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고요.
열심히 촬영 준비를 했는데, 정작 출장을 가서 작동 불능이라면 큰 낭패가 아닐 수 없으니까요.
피사체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해요.
저는 현장에서 모든 것을 나의 주관으로 보지 않고 그 상황에서 피사체의 시선으로 보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저의 시선이 아닌 새들의 시선으로 보면 어떨까 하는 고민이죠. 야생동물의 입장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바라본다면
어찌 보일까가 제가 지금까지 자연 다큐 작업을 하며 유지하려고 하는 시선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과 저는 같은 곳을 보게 되고, 때론 동료로서, 이종으로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유기체적 동지가 됩니다.
그러면 점차 그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죠.
자연과 새를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으신가요?
25년전, 새에 관심을 가지면서 서산 천수만 간척지를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저는 새로운 세상에 들어선 느낌이었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사진촬영보다 그곳의 아름다움에 빠져 넋을 놓고 바라보다 늘 날이 저물었죠...
그리고 저에게 많은 사진적 감성과 능력을 키워준 캠퍼스 같은 곳이었습니다.
좋은 자연의 친구들을 사귀고 그들과 함께 자고 지켜보며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들었던 곳이죠.
특히 해질녘 펼쳐지는 가창오리의 군무가 정말 감동적이었지만,
지금은 가창오리도 떠났고 환경과 생태가 변하면서 평범한 논습지의 모습으로 전락하고 있어 아쉬운 마음입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자연 다큐멘터리 사진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흑꼬리도요
작업 초기엔 자연에서 보낸 시간과 들어간 품만큼 결과물을 내지 못하면 무척 힘들었지만,
2007년 두루미 작업할 때부터 인가… 자연에서 내가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걸 깨닫고부터 그 순간을 받아들이고자 했습니다.
그러자 비록 작업할 땐 힘이 들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가 감동을 받고 행복해지더군요. 결과물이 꼭 없어도요.
이종렬 작가에게 '캐논 카메라' 란?
영상 기록의 시대가 도래하며 많은 사진과 동영상들이 세상에 유통되고 있는데요.
지난 20년동안 사진과 영상은 양적으로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가졌지만, 질적인 수준에서는 아날로그 시절보다 후퇴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카메라의 성능과 기능이 매우 중요한 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저도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작업한지 20년이 되었고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저에겐 캐논 카메라가 있었죠.
덕분에 늘 시대를 앞서가는 디지털 시대의 사진가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캐논 마스터즈로서, 또한 자연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2021년 11월에 사진집 Brighten Buddhism이 출간되고, 후속 작업으로 한국의 바닷새라는 사진작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새를 갈매기류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바닷새들이 있죠…
배를 타고 나가야 볼 수 있는 새들이 많은 탓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새들도 있습니다.
최근 연구자들과 먼바다에 나가 바닷새를 조사하고 있는데 그것이 후속 작업의 단초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제가 사진 작업하는 과정을 담은 유튜브 채널에도 매진해 볼 생각입니다.
R5를 이용한 촬영법 등을 소개할 수 도 있겠네요. 하하.
이종렬 작가가 직접 뽑은 작품 Best 3
아름다운 큰고니
2011. 1
SWAN 2011 작업 중 상상하던 장면을 한 달여 간의 작업기간 중 촬영.
천수만 간척지의 하천에서 20여일 동안 비박 촬영을 했다.
난 이 새가 차이콥스키의 발레곡 <Swan Lake>에서 악마 로트바르트의 저주에 걸린 오데트 공주처럼
해가 지면서 백조의 모습에서 인간으로 변신할 것 같은 상상을 했다.
검은머리물떼새의 왕국
2003. 11
OYSTERCATCHER 작업 중 서천군 장항의 검은머리물떼새 월동지에서 휴식처로 몰려드는 새들의 안행.
위장막에서 숨을 죽이고 조심스럽게 촬영했다.
검은머리물떼새의 동아시아 최대 월동지를 최초로 보도하고 현재 습지보호지역 및 철새보호지역으로 지정되게 된 역할을 함.
저어새의 카리스마
2008. 6
ODYSSEY BFS(Black faced spoonbill) 작업 중 연평도 인근의 무인도가 저어새 국내 최대 번식지임을 최초로 확인하고
독특한 저어새의 번식깃의 특징을 표현하는 사진을 촬영.
대만, 홍콩, 일본 등에 널리 알려진 저어새의 대표적인 사진.
자연, 조류를 촬영하는 많은 분들이
새들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고,
그들을 놀라게 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오로지 결과물만을 생각하며
사진을 촬영하기 보단
자연에 있는 그 자체를 즐기게 된다면
행복한 사진가가 됩니다.
그리고 그 즐거움이 사진 속에 묻어나게 되죠.
촬영 내내 대상과 내가 불편하지 않고,
서로가 존중하고 자연으로부터
인정받는 대상이 된다면
사진가로서 무척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캐논 마스터즈 이종렬 작가의 카메라
EOS R5
자연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조류 사진 작가, 이종렬 포토그래퍼가 사용하는 캐논 풀프레임 미러리스 EOS R5.
고화소 바디로 풍경 사진에도 적합하고, 빠른 AF와 연사로 스포츠&행사 촬영,
뛰어난 영상 스펙으로 비디오그래퍼 까지 다양한 분야를 소화할 수 있는 카메라 입니다.
특히 CF+SD 듀얼슬롯, 고용량 배터리 등 상업 작가들에게 필요한 성능까지 탑재하여 보다 안정적인 촬영 환경을 제공합니다.
CANON MASTERS 란?
캐논은 한국 사진⋅영상 영역에 최고의 전문가들을 선정하여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캐논 마스터즈는 대표적인 캐논 유저이자 오피니언 리더로서 제품 관련 의견을 제공하고,
캐논 제품을 활용해 다양한 사진 및 영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캐논과 함께하는 Canon Masters를 만나보세요.
한국 자연 촬영 캠페인
한 컷에 담는 조류의 美
이종렬 작가의 조류촬영 온라인 세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