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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피플] 한 장의 사진에 공간의 Aura를 담아내는 김도균 작가
201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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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놓치고 지나가는 많은 것을 재해석하는 것이 작가들의 Mission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도균 작가의 사진을 마주하게 되면 ‘평상시에 내가 보아오던 공간이 맞는가? 내가 보아오던 대상이 맞는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Canon. 작가님의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도균입니다. 현재 사진작가로 활동 중에 있고 교육자로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간 및 건축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서울예대를 졸업하고 배병우 선생님의 작업실에서 어시스턴트로 3년 정도 지내왔어요. 이후 독일의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 마이스 터쉴러(토마스 루프 사사)를 획득했지요. 2009년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 아카데미 브리프(크리스토퍼 윌리엄스 사사) 과정을 밟았습니다.
Canon. 카메라를 처음 접했을 그 상황이 무척 궁금합니다. 처음 사진을 시작 하시게 된 계기, 그리고 첫 작업은 어떤 주제였는지 말씀 부탁 드립니다. 당시에도 공간에 대하여 작업을 하셨었나요?
본격적으로 사진과를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였어요. 당시에는 사진과 진학에 대해서 생각도 못했었죠. 고3 때 진로에 대하여 정말 많이 고민했었어요. 공군사관학교도 시험 봤었던 기억이 납니다. 막상 일반 대학에 진학을 해도 적성에 잘 맞지 않았던 기억이 나요. 원체 미술이나 광고 등 이미지를 다루는 것들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거든요.
결국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재수를 했었죠(웃음). 재수를 하던 중 사촌께서 사진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고 소식을 들었어요. 사촌 분에게 조언을 듣고 도움을 받아 사진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죠. 원체 이미지를 다루는 매체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터라 즐겁게 학업을 했었습니다.
첫 작업은 배병우 선생님의 어시스턴트로 지낼 때였어요. 당시에 저는 무덤을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무덤처럼 보이지 않게, 예를 들어 사람의 신체의 곡선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무덤의 곡선을, 무덤의 선을 드러내고자 했어요. 대학생 때 촬영했던 고인돌 작업이 점차 발전 되었다고 할까요? 현재의 공간에 대한 작업과 다 연계가 되는 것 같아요.
Canon. 작업이라는 것은 촬영을 하면서 자신이 집중하게 되는 피사체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작가님께서 처음에 다루셨던 대상을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현재 집중하고 계신 대상들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방금 전 무덤을 말씀 드렸지요? 이 외에도 분당의 아파트들을 다루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었어요. 당시 제가 분당에서 살 때였는데요. 당시에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작업을 진행했었죠. 발코니 부분만 크롭해서 아파트를 조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그 다음으로 다루었던 대상이 한강 고수부지에 있는 간이 화장실이었어요. 간이 화장실 뒤로 펼쳐진 아파트들의 풍경과 형태가 비슷해 보였죠. 당시에도 피사체의 형태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 후 2001년에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됐어요. 독일에 토마스 루프라는 작가 분이 있습니다. 그 분이 계시는 학교에 입학을 위해 시험을 보았죠. 그러나 아쉽게도 똑 떨어졌어요(웃음). 당시에 참 고민을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불합격 통지를 받고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해야 하나’ 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내가 정말 어떤 대상을 좋아하는가? 어떠한 대상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하는가?’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관찰하고 분석해보자는 마음으로 새롭게 촬영을 시작했죠.
한 손에는 필름카메라 EOS 650을 들고 독일 및 주변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매일 촬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촬영한 사진을 전부 인화하여 한쪽 벽면에 도배를 했어요. 벽면에 가득 찬 수십 수백 장의 사진들 중에 눈에 띄는 사진이 있다면, 그 사진 속 촬영된 대상을 집중적으로 작업을 하려고 했지요. 그렇게 발전을 하여 작업한 사진이 SPEED 시리즈에요. 이 후 작업한 사진을 정리해서 토마스 루프 선생님을 찾아 뵈었죠. 그리고 청강생으로 선생님 수업에 참가하면서 학업을 했어요. 매주 매시간 찾아 뵙고 자문을 구하고 작업을 진행했어요. 나중에는 토마스 루프 선생님께서 그만 좀 가져오라고 하실 정도였어요(웃음). 그렇게 청강생으로 열심히 공부하다 다음 학기에 입학허가를 받게 되었고 학업을 진행하며 현재의 작업으로 점차 발전이 되었지요.
Canon. 사진작가에게는 일상에서 만나는 여럿 대상을 바라볼 때 남다른 시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주 촬영 대상이 공간이나 건축물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1920년대~30년대의 서양 모더니즘의 색이나 디자인 등에 대한 마니아였다고 할까요? 모더니즘에 대한
것들을 찾아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바우하우스 시절의 학교, 르꼬르뷔제의 건축물 등을 보고 정말 감동을 받았어요. ‘모더니즘 시대의 색이나
건축물 등을 사진으로 담아 볼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으로부터 작업이 발전하고 진화되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건물의 파사드를 중점으로 촬영을
했어요. 단 건축물은 전부 현대적인 건물만을 다루었지요. 유럽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촬영을 진행했어요. 주로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독일의
주변국가들을 촬영하러 다녔었습니다.
촬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간과 건축에 대하여 집중하게 됐어요. 저희 친 누나께서 건축
설계사시거든요. 집에 건축에 관련된 설계 도면이나 관련 서적들이 많이 있었죠. 이러한 환경이 더더욱 공간과 건축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가까워 질
수 있도록 만든 요인이 아닐까 싶어요.
안드레아 구어스키, 토마스 루프, 베허 부부 등 작가 분들은 거대한 건축물을 다루면서도
artwork이 되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사진분야에서 건축물을 다루어서 artwork으로 발전 시킨 분이 당시에는 없었어요. 주로 자연이나
인물에 초점이 많이 맞추어진 상황이었죠. 그래서 ‘건축을 다루는 작업을 내가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간을 다룬다는 것은 다소 폭
넓은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그 중에서 건축은 하나의 가지가 되는 것이에요. 주 피사체, 담고자 하는 것은 건물이 아니에요. 그 공간을 담고 그
공간 안에 건물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보여지는 것은 건물이기는 하지만 해당 공간을, 해당 건물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의도한 작업이랄까요.
Canon. 사진을 보게 되면 반듯한 수직 수평적인 요소가 철저하게 지켜지는데요. 수직과 수평을 맞추시는 것도 작가님께서 대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방법이신가요?
수직과 수평을 지키는 것은 제 사진에 처음이자 끝인 것 같아요. 수직 수평을 맞춘다는 것은 저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요소입니다. 기본적으로 촬영하기에 앞서 반드시 수평을 맞추고 수직을 맞추어가죠. 제 집도 보시면 아시다시피 벽면 전체가 수직과 수평을 맞추어놓은 타일 벽지잖아요(웃음). 제 나름의 세상을 보는 방법이랄까요? 다소 수직 수평에 대한 결벽증이 있기도 하고요(웃음).
액자가 비뚤어져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하는 성향이랄까요? 제 스스로도 그런 것을 좋아하고요. 이외에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쓰면서 작업을 진행해요. 예를 들어 사진의 하얀 여백조차 정말 많은 테스트를 거치게 된답니다. 보시는 사진들의 10cm의 하얀 여백이 나오기 까지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어요. 보이는 여백까지 전부 작업에 하나의 일부로 여기는 것 이랄까요?
Canon. 집중하는 만큼 자신의 사진은 분명 진화 하는 것 같습니다. 작업을 진행하실 때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사전 준비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진행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물론 길을 걷다가 즉흥적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작업은 아니에요. 촬영 전 반드시 관찰을 먼저 합니다. 그리고 해당 피사체에 대한
서치(search)를 합니다. 촬영 전 해당 장소에서 사전 샘플 촬영을 진행하고 계획을 짭니다. 어떻게 구성하고 어떻게 촬영을 할지에 대해서
계획을 한 이후 촬영에 들어가죠.
촬영이 마치면 해당 사진에 후반 작업이 들어가요. 필름을 현상하고 고해상도 스캐너로 스캔을 하죠.
그리고 컴퓨터에서 색감이라던가 혹은 좀 더 엄격한 수평과 수직에 대한 확인이 들어가지요. 인화 시에는 기존의 C-print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디아섹 액자를 사용합니다. 작품에 가장 어울리는 액자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최종 액자로 나오기까지 작업의 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Canon. 서울예대에서 사진을 학업 하시고 독일로 유학을 다녀오셨습니다. 어떠한 학업을 하셨는지요?
정말 자유롭게 학업을 하고 왔다고 할까요? 당시에 사용했던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 EOS650 이었어요. 체구도 크지 않은데 아주 명쾌한 소리와 함께 사진을 촬영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떠한 제약에 매어있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공부를 했어요.
제가 다닌 학교는 도제식 교육을 진행을 하는 학교입니다. 예를 들어 회화과 사진과로 나누어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닌 교수님에 따라 반으로 분류하여 수업을 진행합니다. 저는 토마스 루프 반에서 학업을 한 것이죠.
이 학교의 특징은 사진만 배우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Fine art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죠. 작업하는 과정에 어떠한 제약도 없어요.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고 작업으로 발전 시킬 수 있어요. 그 중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하여 배웠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한국에서의 생각 방식을 접고 새로운 생각을 배웠어요. 기존의 사고 방식이나 작업 방법, 사진을 바라보는 방식을 접고 독일인들의 사고방식이나 작업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 사고 방식이나 작업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죠. 또한 독일에서 절 지도하셨던 토마스 루프의 작업과정이 상당히 본이 되었습니다. 작업 과정 하나하나를 유심히 보고 배웠습니다.
Canon.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사진이 타 예술 분야와 다른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아주 주관적인 것을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 됩니다. 그림이나 조각과는 다르게 기계를 거쳐서 결과물이 나오잖아요. 카메라를 통하기 전의 대상이 기계를 통해 똑같이 혹은 다르게도 나올 수 있다라는 점, 기계적인 프로세스가 개입된다는 점이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객관적 대상이 주관적으로 보이게 된다던가 혹은 주관적 대상이 객관적으로도 보이게 되는 것이죠. 마치 카메라가 매직박스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Canon.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잖아요. 과거의 사진수업과 현재의 사진수업이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요? 또 작가님께서 사진수업을 진행하시며 강조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부분이 있는지요?
예전에 작가분들께서 해야 했던 작업이 있고 제가 해야 하는 작업이 있고 또 현 시대에 지내는 학생들이 해야 하는 작업이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에는 아날로그 방식에 맞추어 작업을 해야 했다면 디지털 시대에 넘어와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의 전개가 가능해졌다는 것이죠. 시대에 따라서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너희 시대에 맞는 작업을 해보면 어떻겠는가’ 라고 이야기를 하죠. 현재에는 정말 많은 분들께서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시잖아요. 현 디지털 시대에 맞는 작업을 하면 어떻겠는지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시대에 맞는 작업! (웃음)
Canon. 지금 것 사진을 촬영하시며 기억나는 시간이 있으신가요?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작가로서 교육자로서 지내기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변화하며 발전하는 과정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들 중 하나는 독일에서의 유학시절인데요. 아무래도 타지에서 지내다 보면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수록 더욱 카메라를 들고 사진 작업에 매진 했어요. 어머니가 물려주신 EOS650 카메라는 아직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습니다. 하루도 쉼 없이 카메라를 들고 유럽을 돌아다니며 촬영했던 시간들이 참 소중합니다.
Canon. 좋아하는 사진작가가 있다면 어떠한 작가인지요? 소개 부탁 드립니다.
독일에서는 저를 지도해 주셨던 토마스 루프 선생님을 참 좋아하죠. 작업의 최종 결과물도 좋지만 작업의 진행 과정이 정말 대단하거든요. 배울 점이 많은 선생님이시죠. 또한 안드레아 구어스키도 정말 좋아합니다. 국내에서는 제게 아버지 같은 배병우 선생님을 정말 좋아합니다. 사진 이외의 것들조차 저에게 큰 영향을 주신 분 이시죠.
Canon. 공간이나 건축물을 통해 좀 더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있으신지요?
일상에서 우리들이 지나치는 것들이 있잖아요. 한번 더 생각하고 되짚어 보면 남다르고 재미난 요소들이 많은 부분들을 사진으로 담아내어 ‘사람들에게 시각적으로 해소를 해 주고자 한다’랄까요?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라고 새롭게 생각할 수 있게 말이죠.
Canon.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실 계획이신가요?
실제 공간들을 좀 더 디테일 하게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이블에 놓여진 컵과 다른 사물들의 만들어내는 또 다른 공간을 담는다고 할까요? 사물들이 가지고 있는 Aura 를 담는 것, 일상을 관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나중에 전시를 통해서 보시면 알겠지만 보이는 대상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을 하고 사진을 볼 수 있게 하는 작업이 될 것이에요.
에필로그
" 내 작업에는 '공간'이라는 큰 테마를 표현하기 위해 건축물, 도시 등이 피사체로 등장한다. 여러 가지 관심사 중 '내가 하는 작업으로 어떻게, 어떤 공간을 표현 할 수 있을까?' 는 작업의 가장 큰 화두다. 그리고 나는 현재 50년 혹은 100년 후 우리는 어떤 도시, 어떤 건물, 어떤 공간에 살고 있을까를 상상하며 그 실마리를 찾고 있다.”
" 내 작업에는 '공간'이라는 큰 테마를 표현하기 위해 건축물, 도시 등이 피사체로 등장한다. 여러 가지 관심사 중 '내가 하는 작업으로 어떻게, 어떤 공간을 표현 할 수 있을까?' 는 작업의 가장 큰 화두다. 그리고 나는 현재 50년 혹은 100년 후 우리는 어떤 도시, 어떤 건물, 어떤 공간에 살고 있을까를 상상하며 그 실마리를 찾고 있다.”
-김도균 작가노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