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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접사… 그 중에서도 피사체와 최단거리까지 근접하여 촬영하는 일명 '초접사'는

Full Frame Body 보다는 Crop Body가 유리하다고들 한다.

이론적으로도 설명이 되고, 또 실제 2가지 Body를 다 사용해 본 경험으로도 맞는 말이다.

초접사의 관건은 촬상소자 안에 피사체를 얼마나 크게 담을 수 있는가이다.

Detail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메라 1대로 접사만 할게 아니라면…

인물사진도 찍고, 풍경사진도 찍고 간간히 접사도 해 볼 거라면?

물론, Crop Body로도 인물사진이든 풍경사진이든 얼마든지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다.

단지, 어느 분야를 주요 대상으로 정하는가에 따라 카메라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Full Frame Body에 광각렌즈를 조합해서 담아내는 풍경사진의 광활함과,

심도 얕게 촬영하는 인물사진의 공간감은 Crop Body로는 따라잡기 힘든 부분일 것이다.

거기다가 간간이 찍어보는 초접사까지 가능하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듯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Full Frame Body인 5D Mark III로 초접사를 시도해 보는 건

고가의 카메라에 대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판단하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곤충접사를 시작하게 되면 가장 먼저 담는 것 중에 하나가 나비가 아닐까 싶다.

주변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고, 예쁘고… 무엇보다도 어릴 적부터 친숙했던 곤충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쉽게 떠오르는 나비의 종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배추흰나비, 호랑나비, 노랑나비, 네발나비, 제비나비…

여기까지 나비 이름을 대고 나면 그 다음 나비 이름은 잘 생각이 나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나비 알, 나비 애벌레 하면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듯 하다.

 

이번 테마는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나비사진을 즐겨 찍는 사람들에겐

작고 앙증맞은 모습에 화려한 색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부전나비 중에 알과 애벌레의 성장과정을 5D Mark III로 담아보고자 한다.

 

5D Mark III 체험기간이 나비가 알에서 애벌레 기간과 번데기 기간을 거쳐 우화할 때까지 기간보다 짧으니

예쁜 나비 우화한 사진은 본 체험기에서는 볼 수 없어 완성도는 떨어지겠지만

평소에 보기 쉽지 않은 나비의 알에서부터 종령 애벌레까지의 순간을 기록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잘하면 일부 부전나비 애벌레는 번데기 과정까지도 담을 수 있을 듯 하다.

 

 

테마 1 - 참나무부전나비 애벌레  

 

이른 봄 야생화 계절이 지날 무렵인 4월 중순...

다른 지역보다 좀 늦게 피는 계곡의 노루귀를 담으러 갔었지만 이미 꽃은 시들어가고 있고

허탈한 발걸음으로 계곡을 내려오다가 녹색부전나비류 알을 찾아볼 요량으로

갈참나무를 몇 개 살피다가 1mm 남짓의 나비 알 2개가 붙어 있는 순을 발견했다.

4월 중순이면 웬만한 부전나비들은 알에서 깨어날 시기인데 계곡이 서늘한 탓인지 아직 부화 전이다.

 

(4월 15일)

 

카메라로 찍어서 확대해 보니 알 2개 중 1개는 이제 막 깨어나려 하고 있다.

 

부전나비 종류는 몇 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참나무류에 알을 낳고 알 모양도 비슷비슷해서

나 같은 아마추어가 알만 보고 나비를 구분해 내는 건 불가능하다.

나비 성체의 모습도 궁금하고… 이참에 나도 나비를 우화시켜보고 싶은 욕심에

작은 가지 하나를 집으로 가지고 왔다.

 

집에 온지 사흘째 되던 날 나비알을 보니 어느 새 작은 구멍이 생긴 것이 보였다.

나비 애벌레가 알에서 나와 나무 눈 속을 파고 들어간 모양이다.

(4월 18일)

좀더 자세히 보니 나비알 속이 텅 빈 채 껍질만 남아있다.

어떤 나비 종류 중에는 자기가 나온 알 껍질을 먹어버려서 영양도 보충하고 흔적도 지우는 보호행동을 하지만

부전나비 종류들은 뚫고 나온 구멍만 표가 날 뿐 그대로 남아있다.

나무 순을 보니 애벌레가 파고들어간 흔적이 보인다. 

많은 종류의 애벌레들이 1령 애벌레 시절은 새순 속으로 파고들어가서

먹이를 취함과 동시에 천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행동을 하다가

2령 정도까지 자라면 다시 나무 눈에서 나와 나뭇잎을 먹으며 성장하게 된다.

집으로 가져온 지 일주일째,

나무 새순에서 작은 움직임이 느껴져 살펴보니 어제까지 안보이던 애벌레 한 마리가 보인다.

참나무부전나비 애벌레다.... 크기는 5~6mm 남짓으로 2령쯤 되는 듯 하다.

이날부터 퇴근을 하게 되면 나무 순을 뒤져서 애벌레를 찾는 일과가 추가되었다. ^..^;
(4월 22일)

(4월 25일)

이제 제법 참나무부전나비 애벌레 티가 나기 시작한다. ^..^

(4월 27일)

헉~! 2마리가 한곳에 모여있다. 그것도 알에서 태어난 그 장소에…

ISO를 높여 Flash 없이 5D Mark III의 고감도 성능을 확인해 보자.

 

- ISO 12800 / 어두운 부분에 노이즈가 좀 보이긴 하지만 웹용으로 사용 가능할 듯하다.

- ISO 25600 / 전체적으로 노이즈 증가가 심해지지만 작은 사이즈의 웹용 사진은 사용이 가능할 듯하다.

 

- ISO 100 / 역시 대형사진은 ISO 100~400 정도가 적당할 듯하다.

 

- ISO 400

(4월 29일)

휴일이라 모처럼 낮에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두 마리가 형제나 자매처럼 한곳에 모여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것도 태어난 알 껍질이 있는 장소 주변에서...

(5월 1일)

먹잇감이 부족했는지 나무 줄기를 타고 다른 나무순이 있는 가지로 이동을 했다.

이번에도 2마리가 한꺼번에.... 형제애가 돈독해 보인다. ^..^;;

(5월 3일)

드디어 2마리가 헤어져 서로 각자의 길로 접어든 모양이다.

이제 종령으로 접어들어 무늬가 갈수록 선명해지고 머리 뒷부분(?)이 솟아올라있다.

 
-옆모습

- 다른 한 마리

(5월 4일)

드디어 색이 검은빛을 띈 짙은 초록으로 변한 걸 보니 번데기가 될 시기인 모양이다.

하루 만에 색이 완전히 바뀌는 걸 보니 새삼 자연의 신비에 감탄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2번째 미션 기간 동안 관찰한 성장과정이다.

 

참나부부전나비는 행동특성이 해가 뜨면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버려 사람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 종류이고

서식지역도 넓지가 않아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 일반인들은 보기 어려운 나비 일듯 싶다.

체험기간이 끝난 후에라도 나비로 우화한 모습을 올려놓을까 한다.

 

 

테마 2 - 암고운부전나비 애벌레  

 

서식지역은 농가 주변의 복숭아나무나 살구나무, 매실나무 등을 먹이식물로 삼기에 개체 수는 많은 편이나

행동특성이 참나무부전나비와 비슷하여 역시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암고운부전나비를 담아본다.

 

지난 가을에 마당 한 켠에 손가락 굵기보다도 가는 살구나무 묘목을 심어놓았는데

지난 초봄 어느 날 우연히 정원을 서성이다 묘목의 가지 사이에서 암고운부전나비 알을 발견했다.

작은 나무에 알은 무려 스무 개 가까이 있어 가지 사이마다 서너 개씩 하얀 점들로 채워져 있었다.

 

나무가 너무 작아 알들이 모두 부화하면 어떡하나 싶어 걱정을 했는데...

자연의 섭리라는 게 참으로 신기한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알이 부화했는지 살펴보다 보니 모여 있던 알들이 보이질 않는다.

아직 부화한 것도 아니고… 알껍질도 남아 있질 않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군데군데 소수의 알들만 남아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한참 동안 나무 위아래를 꼼꼼하게 살펴보니... 도롱이벌레 한 마리가 보인다.

아마도 알들을 모두 먹어 치운 범인 같아서 그나마 남은 알들을 보호하고자 떼어내 주었다.

남은 알들은 원래의 1/3 정도인 6~7개 정도만 띄엄띄엄 보였다.

서운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작은 나뭇가지를 보호하기 위한 자연의 섭리에 감탄할 따름이다.

 

(4월 15일)

대부분의 알들은 부화를 했는데 아직 부화하지 않은 알이 남아 있다.

알 색깔이 흰색이라 개복숭아나무 가지나 살구나무, 매실나무 가지를 잘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바짝 당겨서 자세히 보자.

참나무류를 먹이식물로 삼는 녹색부전나비류 알들과 다르게 표면이 흡사 화산석처럼 보인다.

(4월 15일)

옆에는 부화에 성공해서 애벌레가 빠져 나온 빈 알 껍데기가 보인다.

알 지름이 1mm 정도이니 저 알에서 나온 1령 애벌레는 육안으로 찾기가 어렵다.

(4월 15일)

마침 새순 근처에 부화해서 2령 정도까지 자란 애벌레 한 마리가 새순 주위에서 보인다.

이때만 해도 애벌레 숫자가 6~7마리 정도 되는 듯 했는데 문제는 나무를 쉼 없이 오르내리는 개미들과

작은 거미들 때문에 생존율이 낮을 것 같은 예상이 어렵지 않았다.

그 또한 자연의 일인지라 간섭하지 않기로 했다.

(4월 18일)

자연의 놀라움 중에 하나. 애벌레의 성장속도는 잠시 한눈 파는 사이 몰라보게 달라져버린다.

3일만에 제법 암고운부전나비 애벌레의 모습을 알아볼 정도로 자란 3령의 암고운부전나비 애벌레...

(4월 29일)

한동안.... 4월 18일 이후 11만에 다시 찾아본 암고운부전나비 애벌레,

그 동안 나무에 잎이 많이 돋아 나뭇잎 색과 비슷한 애벌레를 찾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한참 동안 나무잎을 뒤지다가 찾아낸 녀석은 이제 4령의 완전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안타까운 건 불과 3~4일 전까지만 해도 애벌레를 5~6마리 정도 찾을 수 있었는데

이날 찾은 숫자는 단 3마리였고, 다른 나무(복숭아나무)에 있던 녀석들은 모두 사라진 듯 하다. ㅠ..ㅠ;;

...... 아니 어쩌면 보호색으로 위장하고 숨어버려서 찾질 못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5월 1일)

3령 때와 비슷해 보이지만 원숙(?)해 보이고 크기도 이제 15mm는 돼 보인다.

이제 4령에 접어들어 외형적인 모양은 번데기가 되기 전까지 변하지 않을 듯 하다.

 

(5월 3일)

모양이나 색깔 등은 변화가 없다.

암고운부전나비는 애벌레 기간이 다른 부전나비들에 비해 긴 편이다.

크기도 다 자라게 되면 25mm까지 자라게 되므로 이 상태로 한참을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이제 번데기가 되고 나비로 우화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테마 3 - 참나무류에 사는 녹색부전나비 애벌레  

 

테마 2로 끝내기엔 너무 단순한 듯 하여 본 체험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녹색부전나비류 애벌레를 소개할까 한다.

애벌레에 대한 동정은 '한국나비생태도감-김성수저, 도서출판 사계절'을 참고했다.

 

- 넓은띠녹색부전나비 혹은 금강산녹색부전나비 애벌레로 추정

도감상에는 두 종류 모두 경기, 강원에 서식하는 걸로 나와 있지만 대전 식장산에서 만난 개체이다.

 

허물 벗기를 한 흔적을 떼어내지 못하고 붙이고 다니는 모양이다.

- 귤빛부전나비 애벌레 (담색긴꼬리부전나비 애벌레에서 수정-생태도감 오류로 추정)

녹색부전나비류는 아니지만 비슷한 특성을 지닌다.

성장을 하면서 등줄기에 있던 붉은 줄이 사라진다.

 

 

번데기 과정을 거쳐 우화하게 되면 이렇게 예쁜 나비로 하늘을 날게 될 것이다. ^..^; /2011년에 만난 귤빛부전나비

- 은날개녹색부전나비

애벌레 애벌레의 색깔과 무늬가 갈참나무의 새순 껍질과 똑같이 생겼고

먹이활동을 하지 않는 낮 시간에는 나무 순 끝에 숨어있어

아주 세세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찾기가 쉽지 않다.

 

- 큰녹색부전나비

애벌레 녹색부전나비류 중에 크기가 가장 큰 녀석으로 거의 배추흰나비 정도 된다.

이제 종령에 접어들었으니 번데기가 되었다가 우화하는 순간이 기다려진다.

 

 

미션 2를 마치며....

 

나비의 알부터 애벌레로 성장하는 과정을 테마로 시작한 2차 미션 활동을 하면서

자연의 섬세한 부분들을 접하게 되어 그 경이로움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평범한 나무들처럼 보여도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이

흡사 도심 속을 움직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보였다.

 

아마도 3번째 미션을 마칠 때까지 나비의 우화하는 모습을 담을 순 없을 듯 하다.

그리고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나비의 애벌레 사진은 그냥 벌레사진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연을 사진으로 담는 취미를 가진 사람으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자연을 대하다 보면 자연은 사람에게 늘 웃는 얼굴로 그 속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그러한 자연을 담아내는 데 5D Mark III는 넘치도록 훌륭한 장비임을

이번 미션기간 동안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된다.

 

끝으로 벌레사진에 눈살 찌푸리게 되신 분들께

안구정화를 위해 산속에서 만난 꽃(앵초)사진 한 장이라도....^..^;;

EOS 5D Mark III의 다양한 기능과 EOS 5D Mark III로 찍은 애벌레, 곤충 접사

EOS 5D Mark III Advancer 김태호(토담길)님이 이번 활동에서 초접사 촬영으로 보여주신 부전나비의 탄생 과정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김태호님은 블로그 '경이로운 세상을 찾아서...'를 통해 다양한 야생화의 모습과 함께 나비, 거미, 나방, 딱정벌레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곤충의 신비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나고 싶다면 블로그를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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