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카오에 도착했다. 지하철과 비행기를 타고 페리로 바다를 건너 혼자 마카오까지 도착하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참 기특한 일이다.
이번 여행은 불꽃축제 촬영을 계획해 둔터라 날씨가 좋길 바랬는데 역시 운이 따라 주는지 맑은 하늘이 마음을 한결 더 가볍게한다.
돌이켜보니 그간 여러차례 여행을 다녔지만 날씨 때문에 여행을 망친 기억은 없다.
사실 비가 오더라도 여행의 만족도는 사전준비와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생각에
날씨가 좀 나쁘더라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여행을 다녔던 듯하다.
마카오에는 화려한 호텔들이 참 많은데 이런 호텔들의 로비를 둘러 보는 것도 마카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지난 마카오 여행때는 시간이 부족해 다양한 호텔들을 돌아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이번엔 동선에 맞춰 지난번에 눈여겨 봐둔 호텔들을 둘러 볼 생각이다.
선착장(Outer ferry terminal)을 나서니 길 건너편에 호텔 셔틀버스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 나는 로비를 커다란 원통형 수족관으로 장식해 두었다는 MGM 호텔 셔틀버스를 선택해 탑승했다.
Note. 마카오의 유명 호텔들은 대부분 무료로 셔틀 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니 이를 잘 이용하면
마카오 여행시 상당부분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다.
드디어 도착한 MGM 호텔.. 호텔 앞 거대한 황금사자상이 인상적이다.
동화속 한장면을 연상케하는 'MGM 호텔의 로비'
넓은 채광창 덕분에 실내가 아주 환해 사진 찍기가 좋다.
작년엔 나비공원을 테마로 꾸며졌있었다고 하는데... 내년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내년에도 마카오를 찾을수 있을까?...^^'
로비 전체를 앵글에 담고 싶었지만 중앙의 수족관에 가로 막혀 뒤로 더 물러 날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물러나면 원하는 화각이 나올것 같은데...
그제서야 떠오른 캐논 70D의 스위블 액정...ㅡㅡ
액정을 꺾어 카메라를 수족관에 바싹 갖다대니 대충 구도가 잡힌다.
5D는 왜 이런거 안달아 주는지 몰라.
'DSLR에 스위블 액정은 왠지 내키지 않았는데 이거 중독 될것 같아.'
내친김에 호텔 내부도 돌아 보기로 마음먹었다.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정신없이 사진을 찍는데 어디선가 나타나 나를 막아서는 한 남자...
유니폼을 걸친 것을 보니 호텔 직원임을 한눈에 알수 있었다.
내가 의아한 눈빛을 보내니 카지노 입구라 카메라를 휴대한 채 더 들어 갈 수 없다고 한다.
어차피 카지노에는 별 관심이 없으니 씩 웃어주고 뒤돌아 나왔다.
▲ '휴식공간 마저 벽에 걸린 작품처럼 느껴져'
▲ 세나도 광장인근
MGM 호텔 투어를 마치고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후 1시... 저녁 7시 쯤 불꽃축제 현장에 자리를 잡을 계획이니 아직 여유가 있다.
'다음 행선지는 어디가 좋을까?'
지도를 살펴보니 세나도 광장 주변에 몰려있는 많은 관광스팟들이 눈에 띈다.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세나도 광장으로 발길을 옮긴다.
걷는 동안 여러가지 마카오의 모습도 사진에 담을 수 있겠지?
▲ MGM 호텔에서 부터 '마가렛 카페 이나타' 까지 걷는 동안 지나친 풍경들
▲ '예전엔 하루종일 내리쬐는 햇뼡에 서있기 힘들더니 이젠 다시 햇볕이 그리워..'
금빛으로 빛나는 대형 건물옆에 대조를 이루는 낡은 회색 건물.
이녀석은 바로옆에서 거대한 빌딩이 한층한층 높아져 가는 것을 매일 지켜보고 있었겠지?
지난번엔 텅빈 골목길에 문 닫힌 가게들만 눈에 띄더니 오늘은 길게 늘어선 인파로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워낙 줄서서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지만 마침 배도 고프고
'오늘은 기필코 마가렛 아줌마의 에그타르트를 맛보리라..' 의욕에 불타오른다.
기다리는 동안 Canon 70D의 액정을 뒤집어 마가렛 아줌마 가게 앞에서 인증샷을 날려 본다.
'이제 셀카도 점점 익숙해져 가는데?...^^'
좁은 가게에 들어서니 가게를 가득 메운 사람들 사이로 사진으로만 봤던 마가렛 아줌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줌마 반가워요.' 마음속으로 인사를 하고 에그타르트 2개를 주문하고 12HKD를 지불하니 영수증을 손에 쥐어 준다.
내 앞의 손님이 하는 것을 눈여겨 봐뒀던대로 영수증을 가게 한켠의 여점원에게 보여 주니 익숙한 손놀림으로 에그타르트를 담아 건네준다.
봉투를 손에 쥐고 가게를 나서니 뭔가 오랜 숙원 하나를 끝낸듯한 기분이 든다.
2년전 홍콩여행 중 맛 봤던 에그타르트는 갓난아기 주먹만 했는데 마카오의 에그타르트는 제법 커 먹을만해 보인다.
워낙 배가 고찼던지라 앞뒤 가리지 않고 한 입 덮석 베어물고 몇번 오물오물 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만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물 없이 먹어도 목이 메이지도 않고 좋다.
금새 에그타르트 하나를 먹어 치우고 나니 허기가 어느정도 가신다.
남은 하나는 좀 있다 배고파지면 먹을까 고민하다 거추장스럽게 들고 다니기 귀찮아 마저 먹어버렸다.
이제 조금만 더 걸으면 '세나도 광장'에 도착 할 수 있다.
드디어 도착한 세나도 광장...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잠깐 걷는 사이 좀 전에 먹은 에그타르트가 벌써 소화 되었는지 다시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세나도 광장
‘중국 속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는 마카오 여행은 세나도 광장에서 시작된다.
1000여 평의 작은 광장이지만 광장을 둘러싼 유럽풍 건물과 물결 무늬의 타일 바닥이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호기심 가득한 여행자들이 모여 앉아 있는 분수대, 작은 상점과 기념품점, 크고 작은 식당이 광장 주변으로 몰려 있어 활기를 더한다.
광장 서쪽에는 마카오관광국이 있으므로 각국의 언어로 된 여행책자와 안내자료를 챙겨 두면 편리하다.
조명이 켜지는 밤에는 예쁜 야경이 펼쳐져 여행자들을 매혹시킨다.
[네이버 지식백과] 세나도 광장 [Largo do Senado] (저스트 고(Just go))
세나도 광장에 오면 꼭 맛봐야지 했던 완탕면집이 떠올라 굼주린 배를 움켜쥐고 광장 뒷길을 헤매기 10여분...
결국 찾지 못하고 '햄버거나 먹어야겠다' 하던 찰라 눈에 띈 윙치케이 간판! 왜 후미진 골목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목 좋은 대로변에 위치한 '윙치케이'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서니 많이 알려진 탓인지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점원에게 일행이 없음을 밝히자 혼자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은 나 보다 열살은 많아 보이는 남자 손님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인듯 합석을 권했다.
나는 고민할 것이 없이 응했고 먼저와 칭따오 맥주를 마시는 그 남자 손님 역시 괜찮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해 본적없는 합석을 이런 곳에서 하다니 왠지 진짜배기 여행가라도 된냥 기분이 좋아
괜시리 맞은 편에 않은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짧은 영어로 어디서 왔냐, 여행왔냐? 물었지만
그 남자는 영어를 못하는지 미안한 표정과 함께 못 알아들을 중국말이 돌아온다.
그 때 부터 서로 눈짓, 손짓으로 소통한 결과 그 남자는 중국인이고, 혼자 여행을 왔으며, 카지노에서 돈을 조금 땄고,
이틀 후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평범한 옷차림으로 보아 뉴스에서나 보던 중국부자는 아닌 모양이다.
하긴 그런 부자라면 페라리를 몰고 특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겠지...
그 남자의 메뉴는 소고기와 새우가 든 완자를 곁들인 완탕면과 간장을 곁들인 오징어 숙회였다.
나는 무슨 메뉴가 좋을까 잠시 고민하다 점원에게 내 앞의 남자와 같은 완탕 한 그릇을 주문했다.
이미 주문한 음식이 나왔음에도 맥주만 마시며 젖가락을 들지 않는 맞은편의 남자를 보고 혹시 나를 위해 기다려 주는 걸까?
내심 미안한 마음에 왜 식사를 시작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젖가락으로 음식을 입에 가져가는 시늉을 했다.)
그 남자는 음식이 뜨거워 식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물론 손짓으로...^^)
'아~ 중국사람들은 뜨거운 음식을 잘 못먹는구나.'
잠시 후 내가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배가 고팠던 나는 한국사람이 뜨거운 음식을 얼마나 빨리 먹을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당연히, '하오!! 따꺼...!!' 뭐 이런 반응은 없었다. 그렇게 혼자만의 한중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그 남자와 인사를 나눈뒤
나는 '윙치케이'를 나와 '성바오로 성당'을 향해 걸었다.
배고픔이 가시니 발걸음에 한결 여유가 생기고 가득찬 배낭의 무게도 조금은 잊혀지는 듯했다.
광장 한켠을 지키고 서 있는 '성 도미니크 성당'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11월에 마눌님과 다시 올 때엔 공사가 다 마무리 되있으면 좋겠다.
그땐 마눌님 손잡고 성당에 들어가봐야지..
나는 마카오 여행이 이번이 두번째인데 마눌님은 아직 마카오를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
다음에 함께 이곳을 여행 할때엔 '넌 이번이 처음이지? 난 여기 한 두번 다닌게 아니야.(3번째...^^)' 라고 해야겠다.
세나도 광장과 그 일대에는 인공적인 벽돌 대신 물결무늬의 타일들이 깔려있는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되어 있다고 한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눈으로만 봐야 한다고 생각했던 문화재 위를 걷는다는게 참 묘한 기분이다.
이제 근처의 성바오로 성당을 잠시 들렀다가 본격적인 불꽃놀이 사진을 찍으러 가볼까?
불꽃놀이 사진을 기대하셨던 이웃님들께는 To be continue를 외치며....
(원래 드라마도 진짜 이야기는 한템포 쉬고 간다... 그래야 쪼는(?) 맛이 있다나? ㅎㅎ)
한국을 떠난지 16시간째... 에어부산 밤비행기에 올라 쪽잠(?)을 자고 홍콩을 거쳐 마카오에 입성.
지난 '홍콩(마카오)로 떠나는 나홀로 사진여행 2일차에 이어 오늘은 2일차의 나머지 여정을 풀어볼까 한다.
■ 침샘이 먼저 반응하는 육포거리
세나도 광장을 지나 성바오로 성당을 향하던 중 마주친 '성게왕'... 마카오까지 와서 일식집 운영하느라 고생이 많다.
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면 튀어야지... 그럼... 요즘같은 세상에 평범해서는 살아남을수 없어!!!
육포 거리를 조금 못 미쳐 길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이 가게는 꽃 보다 남자에 잠깐 등장해 유명세를 타 지금까지 성업을 하고 있다.
역시 미디어의 힘이란... 에그타르트는 이미 원조집에서 맛 본 터라 이곳은 그냥 패쓰...
여기서 부터 육포거리가 시작된다.
'성바오로 성당' 까지 쭉 이어진 이 골목길에는 다양한 육포 뿐 아니라 마카오에서 유명한 아몬드 쿠키도 맛 볼 수 있다.
와이프가 먹고 싶다는 아몬트 쿠키... 미처 선물로 구입할 생각을 못했다.
다음에 함께 오면 그때 사주면 되지 뭐...
이 골목이 재미있는건 가게마다 시식용 육포를 나눠주는데
판매용으로 쌓아 놓은 것을 즉석에서 잘라 줄 뿐 아니라 그 양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인심 좋은 육포가게 사장을 만나면 엄지 손가락만한 왕건이를 시식용으로 건네 받는 경우도 왕왕있어
출출할때 육포거리를 쭉 지나면 어느정도 시장기를 면할 수 있다.
조금 미안한 이야기지만 맥주 한 캔을 왼손에 쥐고 오른손으로는 시식용 육포를 건네 받으며
육포거리를 걸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 축제에 열광하는 사람들
육포 삼매경에 빠져 힘든 줄 모르고 걷다보니 얼마되지 않아 '성바오로 성당'에 도착했다...
그런데 성당 앞에서 뭔가 공연이 벌어지고 있다.
한참 전 부터 들려오던 북소리와 꽹과리 소리의 정체가 이것이었군..
이번 여행엔 아무래도 운이 따라 주는 모양이다.
자유여행을 다니다 보면 가끔 마주치는 이런 장면들이 얼마나 즐거운인지 모른다.
한참을 이어지던 공연은 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 속에 마무리 되고 큼직한 용탈을 쓴 사람과 함께 아이들의 포토타임이 이어진다.
▲ "공연 잘 봤어요...^^/"
■ 성바오로 성당에서 잠시 쉬어가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성바오로 성당'
태풍이라도 불면 '철퍼덕' 넘어가버리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아직도 건재하구나...
성바오로 성당
1582년에서 1602년 사이에 예수회가 건립한 교회로서 건축 당시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교회였으나
1835년 화재로 모두 파괴되고 지금은 정면의 석조 외벽과 계단 만이 남아 있다.
건축 당시 타이파(taipa)와 나무로 만들어진 교회는 화려한 장식과 가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석조 외벽은 1620~1627년 사이에 예수회의 이탈리아인 카를로 스피놀라(Carlo Spinola)의 감독 하에
마카오로 망명한 일본 나가 사키 기독교도들과 현지 장인들이 돌로 외벽을 덮은 것이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세인트폴 대성당 유적 [聖保祿大教堂(성보록대교당)] (두산백과)
이곳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나도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계단에 앉아 쉬며 시간을 체크해 보니
불꽃놀이를 촬영할 명당자리를 찜하기 위해 슬슬 마카오 타워로 이동해야 할 시간이다.
목적지까지는 3km 남짓..
종일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지만 묵직한 배낭 탓에 어깨가 더 아파온다.
'차를 탈까 걸을까?' 잠시 고민하다 끝까지 한 번 걸어보기로 마음먹고 마카오 타워로 걷기 시작했다.
'아~ 무거워.' 몇 걸음 못 가 후회가 밀려온다... ㅠ.ㅠ
▲ '너도 나 처럼 많이 걸었나보구나?'
▲ '볕도 잘 들지 않는 골목길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왠지 갑갑해 보여..'
GPS와 지도만 믿고 난생 처음 보는 골목길을 따라 걸어 본다.
자유여행의 매력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진짜 그 나라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
일본에서도 그랬고 크로아티아에서도 그랬고.. 골목길 투어를 따로 포스팅 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다.
▲ '넌 거기 누워서 뭐하니?'
▲ '성아우구스틴 성당'
'성바오로 성당'에서 약 1km 정도를 걸어 도착한 '성아우구스틴 성당'... 여긴 오래된 성당이 참 많기도 하구나...
앞으로 2km만 더 걸으면 된다.
다리가 아파서일까? 얼마 걷지 않아놓구서 자꾸만 남은 거리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 '호텔과 카지노들..'
좁은 골목길을 벗어나니 시원시원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냥 볼 땐 몰랐는데... 또 이런 맛이 있구나!
'NamBan 호수'를 따라 걷기 시작하니 강변을 따라 저녁 운동을 나온 느낌이다.
분명 저 사람도 불꽃을 찍기 위해 가는 길이겠지?
배낭에 꽂힌 물병을 보니 이사람도 나 처럼 낮 동안 마카오 이곳저곳을 둘러 보고 마카오타워를 향해 걷는 모양이다.
아~ 저 배낭의 무게가 느껴져... 카메라와 렌즈들 그리고 삼각대..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안아 줄까?'
'빽허그로다가...'
'공격 받겠지?'
'분명 저 삼각대를 뽑아 들고 휘두를 꺼야...ㅡㅡ;;'
내 맨탈이 열걸음 쯤 뒤따라오고 있는지 이상한 생각을 하며 걷고 있다.
'Sai Van 호수'를 따라 걸으며 불꽃축제 홍보영상에서 봤던 뷰와 일치하는 장소를 드디어 찾았다.
영상속에서는 우측의 고가 도로가 살짝 내려다 보였던 걸로 봐서는 뒷편의 건물 어딘가 옥상에서 촬영한듯한데
이곳도 구도가 나쁘지 않으니 일단 이곳에 자리를 잡기로 하고 벤치에 앉아 휴식하며 어두워 지기를 기다린다.
'그런데 왜 사진찍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지? 불안하게시리...ㅡㅡ;;'
Canon 70D의 스위블 액정을 뒤집어 셀카도 남기고..(아~ 오늘 종일 걸었더니 초췌하구나...)
그나저나 '70D 너 오늘 잘 할 수 있지? 나만 잘하면 되나?'
홍보영상에서 처럼 마카오 타워와 다시 사이에서 멋지게 불꽃이 올라와 주길...
혼자 호수변을 지키며 자리를 잘못 잡은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에 떨고 있는데
다행히 나처럼 카메라와 삼각대를 등에 진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호수변을 둘러가며 자리를 잡는다.
'훗... 일찍 오길 잘했다!'
▲ '할머니께서 밤에 색안경끼고 돌아 다니는 사람은 도둑이라고 했어.'
■ Canon EOS 70D 불꽃을 대면하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니 호수변에 늘어선 호텔들이 화려한 조명을 뽐낸다.
다른 때 같으면 이런 장면에 열광하며 셔터를 눌러댔겠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불꽃이니 '이런 것 쯤이야' 하고 넘어가게 된다.
그래도 한장 정도는 기념으로 찍어둬야....
5주 동안 주말마다 펼쳐질 불꽃의 향연 그 첫번째 순서로 'Spain CABALLER FX & SERVICE S.L팀'과
'South Africa Fireworks for Africa팀'이 오늘밤 9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불꽃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오프닝이니 분명 화려한 장면을 연출해 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점점 어두워지고 이제 조금만 있으면 '쇼타임..!! 두근두근...'
캐논 70D는 이미 불꽃촬영을 위한 상태로 설정을 맞춰 놨고 가림판도 손에 쥐고 있으니
이제 적당한 위치에서 불꽃이 올라와 주기만 기다리면 된다.
불꽃놀이 사진촬영 Tip
불꽃놀이 촬영을 할 때에는 임의로 셔터를 열고 닫을 수 있는 bulb모드와 암막판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AV, TV, M 모드에서는 셔터속도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불꽃이 시작되는 시점이나
어정쩡한 상태에서 셔터가 닺혀 버리는 상황이 쉽게 발생합니다.
하지만 bulb 모드로 셔터를 열어 두고 가림판으로 랜즈를 가렸다 열었다를 반복하며 만개 상태의 불꽃을 대략 3개 정도 담으면
적당한 불꽃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노출양을 결정해야 하니 스톱워치를 참고하면 좋고,
조리개를 살짝 조이거나 열어가며 노출을 보정해 가면 촬영하면 됩니다.
Canon 70D는 bulb 모드를 지원하지만 혹 사용중인 바디가 bulb 모드를 지원하지 않을 경우
메뉴얼 모드에서 셔터 속도를 20초로 설정해도 됩니다. * bulb mode, F11, iso 100
드디어 고대하던 첫 번째 불꽃이 올라왔다.
'오잉...? 뭐지?' 마카오 타워 뒤에서 불꽃이 올라온다...ㄷㄷㄷ
앞뒤 젤거 있나.. 이럴땐 삼각대 들고 냅따 뛰어야지...ㅡㅡ
이리저리 돌려가며 보드블럭 사이 빈틈에 정성껏 셋업한 삼각대를 거칠게 뽑아 어깨에 걸쳐 메고
불꽃이 잘 보이는 장소를 찾아 정말 열심히 뛰었던듯 하다.
'몇 시간, 몇 km를 공들인 출사인데 절대 망칠 수 없어... 우오오!!'
▲ '그래 큰거는 클라이맥스를 위해 아껴두고 뜸들이는 거겠지... 그지?'
한참을 뛰어 사람들 사이로 간신히 자리를 잡고 다시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다.
'헉 이건 또 뭐야?' 홍보영상에서 봤던 그 화려한 불꽃은 어디로 가고 마카오 타워 허리춤에도 못 미치는 저 불꽃의 사이즈는 뭐지?
▲ '마카오 타워 머리 위를 화려하게 밝히던 그 불꽃은 언제 보여주는 거니?'
좁은 공간에 지속적으로 불꽃을 쏴 올리더니 결국 자욱한 연기에 가려 불꽃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아쉽게도 불꽃의 사이즈가 작아 결국 마카오 타워의 머리는 댕강 잘라 낼 수 밖에 없었다..ㅡㅡ
5주차 마지막 순서로 잡혀있는 중국의 불꽃을 봤어야 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 날 불꽃을 쏘아 올린 두 팀의 불꽃 조합 실력은 조금 아쉬웠는데 불꽃들을 조합해 작품을 만들기 보다는
너무 급하게 많은 수를 쏘아 올리는데 치중하다 보니 화약의 연기가 심한 편이었고 무었보다 불꽃의 위치가 낮은 것이 제일 아쉬웠다.
그래서 불꽃이 겹치는 경우가 많고 불꽃 무리가 분리 되지 않아 사진으로 남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던듯하다.' 라고
비겁한 변명을 남겨본다. 이 와중에도 주옥같은 작품을 찍은 실력자들이 많이 있겠지. (절치부심. 내공을 더 쌓아야 겠다.)
한국을 떠나면서 부터 안고 있었던 불꽃촬영에 대한 부푼 기대감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지만
나의 이번 여행은 아직 절반 밖에 지나지 않았다.
내일도 많은 사진을 남길 것이고 또 최대한 많은 거리를 걸어볼 생각이다.
'홍콩(마카오)으로 떠나는 나홀로 사진여행..!! day 2' 는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홍콩(마카오)으로 떠나는 나홀로 사진여행..!! day 3'도 기대해 주세요...^^/
EOS 70D 로드무비 스페셜 게스트! 현재 EOS 5D mark III와 함께 활동중인 사진찍는 '절대미남자' 고일용 님은 글쓰는 '평생공주'와 함께 여행블로그를 운영중입니다. 여행 사진에 매료되어 지구 한바퀴를 목표로 지금도 열심히 돌아 다니며 찍은 다양한 사진은 블로그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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